"청소년 의회" 구성·운영방안 모색
"청소년 의회" 구성·운영방안 모색
지금까지 '청소년'하면 주로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이나 보호와 계도의 대상으로만 인식해 자발적인 참여와 활동을 제한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근래에 와서는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자 독립된 인격체로서 청소년을 인식하고 있고, 그들 스스로도 권리향상와 사회참여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추세다.
지난 28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는 대한민국 청소년의회 준비위원회(공동위원장 최현섭 교수, 이하 준비위) 주최로 '청소년의 참여증진·권리향상을 위한 대한민국 청소년 의회 구성 왜, 어떻게?'란 토론회가 열렸다. 준비위에는 정의교육시민연합, 전국사회교사모임,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등 총 5개 단체가 참가하고 있고, 강지원 전 청소년보호위원장, 이재정, 황우여 국회 교육위 의원 등이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는 150여명의 중·고생들이 자리를 가득 매워 청소년 의회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했다.
인사말에서 최현섭 정의교육시민연합 대표는 "청소년의 권익 신장과 사회 참여 기회 확대는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대세"라 강조, 현재 청소년 의회 건설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박현희 전국사회교사모임 대표는 "청소년 의회를 통해 청소년들은 더욱 성숙하고 사려깊은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나갈 것"이라며 의회가 민주주의 정신과 원리를 몸소 체득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주제 발표에서는 청소년 의회의 추진배경과 운영 방안, 외국의 의회 운영 사례 등이 거론됐다.
박인호 준비위 대변인(동덕여고 교사)은 "청소년들은 의회를 통하여 참여의식을 높이고 청소년의 인권을 보호하며 나아가 민주 정치의 정당성을 제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에 의하면, 청소년 의회는 만 14세∼19세의 국민을 대상으로 시도별 인구 비례에 의해 총 100명의 지역구 의원을 선출하여 구성된다. 선출 방식은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직접 투표로 하고 임기는 2년으로 한다. 이를 위해 준비위는 의회 규정(안)을 만든 상태이고 향후 홈페이지와 언론 홍보를 계획중이다. 이어 5월 중에는 16개 시도에서 후보를 등록하고 의원을 선출하여 8월 4일부터 8일까지 4박5일간 국회에서 청소년 의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의회를 통하여 청소년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청소년 정책에 의회의 성과물들이 반영되어 나아가 법제화를 실현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영지 한국청소년개발원 부연구위원은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외국의 청소년 의회 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우수사례를 발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청소년들의 의견들이 폭넓게 거론됐다. 임인호 안양고 학생은 "청소년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구체적인 장치들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지영 성신여대 학생은 "의회에 참가하는 학생이 학교생활도 병행해야 하는 만큼 그에 따른 보상도 있어야 한다"며 입시에서 가산점 부여, 경력 인정 등 의회 참가 학생의 지위보장에 대해 제안했다.
청소년은 자기 삶의 주인이다. 청소년은 인격체로서 존중받을 권리와 시민으로서 미래를 열어 갈 권리를 가진다. 청소년은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며 활동하는 삶의 주체로서 자율과 참여의 기회를 누린다. 청소년은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며 정의로운 공동체의 성원으로 책임있는 삶을 살아간다.
이는 98년 10월에 정부에서 새롭게 선포한 "청소년 헌장"의 첫 단락이다.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청소년 의회를 통하여 참여와 권리를 향상시키고 민주적인 소양을 함양함으로써 합리적이고 균형있는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출처 : http://entertain.naver.com/read?oid=047&aid=0000028957
오마이뉴스, 2003년 4월 3일 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