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의회’가 뜬다
‘청소년 의회’가 뜬다
내 삶의 주인은 나‥정책결정 내손으로 “청소년은 자기 삶의 주인이다.
청소년은 인격체로서 존중받을 권리와시민으로서 미래를 열어 갈 권리를 가진다.
청소년은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며활동하는 삶의 주체로서 자율과 참여의 기회를 누린다.” 지난 1998년에 제정된 우리나라 ‘청소년 헌장’ 전문의 일부이다.
청소년 헌장은이런 선언의 실현을 위해, 청소년들은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건전한 모임을만들고 올바른 신념에 따라 활동할 권리 △자신의 삶과 관련된 정책결정 과정에민주적 절차에 따라 참여할 권리 등 12가지 권리를 지닌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청소년들의 권리 중, 최근 들어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청소년참여’다.
독일, 벨기에, 프랑스 등 선진국을 비롯해 많은 나라들은 청소년들의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청소년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문제전문가들은 청소년의회야말로 청소년 권익 보호를 위한 가장 확실한 제도적장치라고 입을 모은다.
이 청소년의회 제도를 도입하자는 움직임이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일고 있다.
전국사회교사모임(socioedu.njoyschool.net)과 정의교육시민연합, 흥사단교육운동본부(edu.yka.or.kr),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한국위원회,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등 5개 단체로 이뤄진 ‘대한민국 청소년의회준비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첫 공개토론회를 열어청소년의회의 의미와 구성방법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준비위는 이 토론회결과를 바탕으로 곧 ‘대한민국 청소년의회 규정’을 확정한 뒤, 다음달 중청소년들의 온라인 투표로 의원들을 뽑아 민간 차원의 청소년의회를 구성할계획이다.
전국사회교사모임 박현희 대표(서울 구일고)는 “비록 선진국처럼법적인 기구로 출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행사가 우리나라에 적합한청소년의회의 모델을 만들고, 청소년의회의 제도화에 대한 여론을 형성하는데 큰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청소년의회가 법제화될 때까지 이 의회를 운영할방침”이라고 말했다.
전국사회교사모임등 5개단체준비위 꾸리고 토론회도 열어내달 온라인투표로 의원선출 ◇청소년의회란?=청소년의회는 청소년들이 직접 자신의 대표자를 선출해구성한다.
물론 의원들도 모두 청소년이다.
청소년의회는 청소년들의 삶에 영향을끼치는 중앙정부 또는 지방정부의 정책들을 심의·의결해 정책결정 과정에청소년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구실을 한다.
청소년의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청소년자치기구에는 청소년의회 말고도 청소년위원회가 있다.
지난 98년 시행된 ‘제2차청소년 육성 5년계획’에 따라 만들어지기 시작한 각종 청소년위원회는 현재문화관광부 청소년위원회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모두 40여개에 이른다.
<우리 나라의 주요 청소년위원회> ●중앙부처 문화관광부 청소년위원회 www.koreayc.or.kr 청소년보호위원회 청소년참여분과위원회 www.youth.go.kr ●지방자치단체 서울시 청소년회의 cafe.daum.net/sayo 경기도 차세대위원회 cafe.daum.net/sala 충남 청소년자치위원회 www.freechal.com/chungnam2000 ●청소년단체·시설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청소년회의 cafe.daum.net/ncyok 서울 노원청소년수련관 청소년위원회 youthcenter.or.kr 서울 중랑청소년수련관 21세기청소년위원회 www.jjang.or.kr 성남시립청소년수련관 청소년자치위원회 www.snytc.or.kr 그러나 청소년의회와 청소년위원회는 구성 방식과 기능 면에서 많이 다르다.
청소년위원회가 정부의 주도로 설립된 하향식 조직이라면, 청소년의회는구성단계에서부터 상향식이다.
경기 평촌공고 김원태 교사(사회)는“청소년위원회의 위원이 주로 교장 등의 추천을 거쳐, 지원한 학생들 중에서행정당국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기준에 따라 선발되는 반면, 청소년의회는청소년들이 공약을 내걸고 출마한 후보들 중에서 직접 대표자를 뽑는다는 점이다르다”고 설명했다.
청소년의회가 자치와 참여의 원칙에 훨씬 더 가깝다는얘기다.
또 청소년위원회가 행정 당국이 청소년의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만든자문기구라면, 청소년의회는 대표성을 바탕으로 청소년 정책에 대해 의결권을행사하는 실질적인 청소년 대의기구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실제 선진국의 경우청소년 의원들이 직접 청소년과 관련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을 집행하는 등강력한 권한을 행사한다.
상향식 조직-참여·자치·구현명실상부한 '청소년 대의기구'"나도 한번 출마해봐?" ◇청소년의회 구성 일정=다음달 1일부터 후보와 선거인단 등록이 시작된다.
만14~19살의 청소년들은 누구나 출마할 수 있다.
후보 등록은 다음달 1일부터20일까지, 선거인단 등록은 31일까지이며, 투표는 21~31일 이뤄진다.
전국 16개시·도를 각각 선거구로 삼아, 인구 비례에 따라 서울 22명, 경기 18명 등 100명의의원을 뽑게 된다.
의원들의 임기는 1년이며, 의원 선출 및 의정 활동은 이달안으로 개통되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진다.
뽑힌 의원들은 온라인에서상임위원회별로 활동하다 매년 8월에 전국의 의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상임위원회와 본회의 활동을 하는 정기회를 연다.
올해는 8월4일부터 8일까지국회의사당 건물에서 열릴 예정이다.
청소년 의원들의 결의문 등 의회 활동의성과물은 정부기관에 제출해 정책결정에 반영하도록 할 예정이다.
<청소년의회 추진 일정> 4월 전국사회교사모임·지역준비위 워크숍(5~6일) 홈페이지 개통 5월 선거인단 등록(1~31일), 후보등록(1~20일), 투표(21~31일) 6월 시·도별 청소년의원 대표자 선정, 온라인에서 상임위별 활동주제 선정 6~7월 의회 활동방향에 대한 온라인 여론 수렴 8월 청소년의회 정기회 개최(4~8일, 국회의사당) 9~12월 온라인 여론 수렴과 토론, 청소년의회 백서 준비 및 발간 12월 평가회 및 2004년 의회 운영계획 수립 ◇청소년의회 구성의 의미와 과제=전국사회교사모임이 청소년의회 구성에주도적으로 나선 이유는 무엇보다 청소년의회의 교육적 효과가 크다고 봤기때문이다.
서울 동덕여고 박인호 교사(사회)는 “7차 교육과정 사회교육의 핵심은사회참여”라며 “청소년의회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냉소주의를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체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대다수 청소년들이 입시교육에 허덕이는 현실에서, 어떻게 청소년들의 자발적인관심과 참여를 끌어낼 것인가 하는 문제는 청소년의회의 성공을 위해 반드시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또 인문계 고등학생 뿐만 아니라 중학생, 실업계와예체능계 고등학생, 학생이 아닌 청소년 등 다양한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담아낼장치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28&aid=0000013433
한겨레. 2003년 4월 6일 18:09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