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터넷]"사이버욕설 예쁜 말로 바꿔줍니다"
[건강한 인터넷]"사이버욕설 예쁜 말로 바꿔줍니다"
‘인터넷 예절을 지키자’는 네티켓 운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청소년들은 스스로 네티켓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고 교사들도 깨끗한 인터넷 만들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인터넷 업체들도 욕설 필터링(거르기)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해 채팅 언어를 순화하는 등 네티켓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학생도 교사도 네티켓 지키기 파수꾼=‘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 운동(cleanmedia.njoyschool.net)’에 참여하고 있는 강정훈씨(32·경기 과천고 교사). 그는 학교 현장에 있다 보니 인터넷 익명성에 의한 폐해를 피부로 느낄 때가 많다고 한다.
“실제로 제가 상담한 학생 중에는 ‘인터넷 왕따’를 당해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습니다. 학부모까지 찾아와서 전학을 보내 달라고 했었지요. 고소 고발을 고려했던 학생도 있었어요.”
인터넷 때문에 피해를 보는 쪽도, 피해를 주는 쪽도 청소년인 경우가 많다 보니 자연스레 네티켓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
‘게시판에 비방 글을 쓰거나 성적 수치심을 주는 글을 올리는 것도 명백히 언어폭력인데 학생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도 문제’라고 그는 지적한다.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에선 최근 청소년을 위한 네티켓 안내책자 ‘희한한 수업’도 만들었다.
청소년들의 자발적인 모임도 활발하다.
인천 청량중학교의 정보탐색반 학생들은 ‘네티켓지킴이(www.netkeep.wo.to)’라는 홈페이지를 직접 만들었다. 이들이 중학생 눈높이로 정리한 ‘네티켓 25계명’은 또래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네티켓 관련 게시판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글이 됐다.
고등학생이 중심인 대한민국청소년의회(www.youthassembly.or.kr)도 정보통신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네티켓 배너를 만드는 등 온라인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인터넷 업체들도 언어 순화에 나서=온라인 게임은 특히 욕설이 많이 등장하는 공간이다. 이 분야에서도 네티켓 지키기에 앞장서는 회사들이 있다. ‘바람의 나라’ ‘어둠의 전설’ ‘크레이지 아케이드’ 등으로 유명한 ㈜넥슨(대표 정상원)이 대표적.
이 회사가 ‘크레이지 아케이드’ 사용자들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사용자들은 보통 1인당 13판마다 한번 정도 욕설을 하며, 일부 사용자들은 자신이 게임에서 질 때마다 거의(90%) 욕설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임 상대방과 서로 욕을 해 가며 게임을 하는 것.
넥슨은 게임에서 욕설을 줄이기 위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욕설 필터링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이 프로그램을 수백 종류의 욕과 음란한 표현을 완곡한 단어로 바꿔 상대방에게 보여준다. 예를 들어 ‘새끼’라고 입력하면 ‘아이’로 바꿔 화면에 보여주는 것.
이 회사는 작년 5월부터 다른 업체나 기관에서 요청이 있을 경우 욕설 필터링 DB를 무상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서명기 팀장에 따르면 현재 60여곳의 회사가 넥슨에서 개발한 욕설 필터링 DB를 사용중이다.
▽나도 한번쯤은 네티켓 교육을=전문가들은 네티켓에 관한 글만 읽는 것보다 한 차례라도 전문 교육을 받은 것이 훨씬 유익하다고 조언한다.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네티켓 교육으로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www.icec.or.kr)와 사이버수사대(www.cybercrime.go.kr)의 교육이 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중고등학생이 대상. 사이버수사대에선 ‘어머니와 함께하는 어린이 네티켓 교실’을 연다. 이 교육에 참가하면 네티켓을 비롯한 올바른 채팅문화, 음란물의 폐해 및 대처 방법 등 인터넷 윤리에 대한 지식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0&aid=0000218817
동아일보, 2003년 12월 15일 18:46
권혜진기자 hj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