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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우리 사회는 과연 진보했는가

악의 평범성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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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원 Posted19-04-11 17:49 View39회 Comments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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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Hannah Arendt,2014)는 '악의 평범성'을 정립한 정치 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다. 아이히만의 재판부터 시작하여 그녀가 '악의 평범성'이라는 이 어마어마한 이론을 세상에 내 놓는 과정과 그에 따른 사람들의 반응, 이에 한나 아렌트가 어떻게 대응하며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신념을 확고히 하는지 보여주는 영화다.

 

 악의 평범성은 말 그대로 악은 생각보다 평범하다는 것이다. 아렌트가 아이히만을 보고 느낀 것은 그가 '악마'나 '극악무도'한 사람이라는 것이 아니라, 단지 관료주의적인 개인 한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단지 시키는 대로, 상부에서 내려오는 지시대로 일을 수행한 개인 하나였을 뿐이다. 우리 모두에게 악은 조금씩 잠재되어 있다. 그러나 이 이론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사유의 부재'다. 아이히만은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지 생각하지 않았다. 사유의 부재, 옳고 그름의 판단력과 아름다움과 추함을 구분하는 능력이 상실되면 결국 어떤 파국을 맞게 하는지, 아렌트는 이것을 말하고자 했다.


'아이히만은 한 개인이 되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오직 하나뿐인 인간의 특징인 사유하는 능력을 완전히 포기했습니다. 

그 결과 그는 도덕적인 판단을 내릴 수 없었죠.

이런 사유의 불가능함은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예전에 볼 수 없던

거대한 규모의 악행을 저지를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한나 아렌트, 2014


한나 아렌트는 19세기에 이렇게 말했다이젠 우리 사회를 돌아볼 때다. 100여 년이 지난 후의 우리 사회는 아렌트와 아이히만, 2차대전 이후 어떻게 달라졌을까? 더 퇴보하진 않았는지 자아성찰이 필요할 때다.

 100여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많은 악한 일들이 일어났다.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국민들에게 국가는 총구를 겨누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힘들게 세운 민주주의 정부는 무능력한 대처로 학생들을 구하지 못했고 이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악으로 인하여 사라져 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총구를 겨눈 군인 중 한 명을 붙잡고 넌 악인이야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해서 악인이 아니라고 말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 그러나 그들은 국가가 시키는 대로, 위에서 하라는 대로 출동했을 뿐이다. 자신이 한 일이 잘못됐다고, 이 일을 멈춰야 한다고 생각하지 못했거나, 생각했더라고 행동으로 옮길 수 없었던 것이다.

 돌이켜 보면 우리 사회는 아렌트 이후에도 큰 변화가 없었던 것 같다. 오히려 퇴보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SNS에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글이 넘치고, 그러한 글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며 자신의 의견과 발언을 다른 사람들의 말에 의탁하는 사람들, 사실확인조차 되지 않은 정보를 퍼나르며 마녀사냥을 하고 단지 의견의 차이를 이유로 욕설이 난무하는 각박한 세상. 정보의 홍수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길을 잃고 사유하지 않고 있다. 문과, 특히 문사철’’ 전공들은 취업이 안 된다며 폐강되고 폐과되고, 점점 인문학과 철학은 우리 사회에서 등한시되고 있다. 사유의 부재는 우리 사회를 방황하게 만든다.

 ‘악의 평범성이라는 이론은 이 이론이 나온 직후인 100년 전보다 지금 더욱 의미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자신 안에 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빨리빨리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사람들이 사유하고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악으로 빠르고 은밀하게 잠식될 것이다. 한 사람이라도 더 끊임없는 생각과 사유로 옳은 것과 그른 것을 구분하며 더 나은 사회를 향해 진보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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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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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73869
영상매체 한정원 비평단
E-mail : oliviayun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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