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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사회를 바꿀 수 있을까 2] 직접 '그 소녀'를 보다

영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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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보영 Posted19-02-27 15:47 View171회 Comments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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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네이버 영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 포스터)


   최근에 영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보고 봉사동아리에서, 평소 주변에서 소녀상이나 위안부 문제에 그렇게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친구들에게 위안부 문제의 진실과 심각성에 대해 알려주고자 같이 평화의 소녀상을 직접 보러 가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사는 곳이자 봉사 동아리가 주로 모이는 장소인 수원에서 출발해 다같이 버스를 타고 서울로 갔다. 작년에도 한 번 소녀상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는 6 10일 민주항쟁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 옆에는 서울로 관광을 온 사람들인지 아니면 기자인지 모르겠지만 외국인들이 몇 명 서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기분이 굉장히 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온다는 소리도 주변에서 들렸는데 아쉽게도 행사 시작 시간과 우리의 일정이 맞지 않아 행사를 직접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소녀상으로 가는 길에 610 민주항쟁 기념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610 민주항쟁과 일본군 위안부모두 우리나라가 과거에 겪은 큰 아픔이고, 그 두 역사적인 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분들이 아직까지 살아가고 계신다. 하지만 610 민주항쟁은 이렇게 기념 행사도 대대적으로 열리고, 별다른 이견 없이-물론 일부 극우 세력의 어이없는 주장이 특정 사이트에서 펼쳐지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를 넘어서 세계의 여러 사람들에 의해 추모되고 기억되는 반면 일본군 위안부는 그렇지 않다. 물론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조금씩 세계가 진실을 알아가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보다 외교적으로 훨씬 국제 사회에서 지위가 높은 일본의 억지 주장에 속은 사람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일본군 위안부를 기억하러 가는 길에 이미 널리 기억되고 있는 또다른 기억을 보니 마음이 울컥했다. 위안부 할머니들도 꼭 정당한 대우를 받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610 민주항쟁 기념행사가 열렸던 시청 광장을 뒤로 하고 계속해서 걸었다. 중간에 세종대왕 동상도 보고, 작년 겨울 촛불시위가 뜨겁게 펼쳐졌던 거리를 지나왔다. 610 민주항쟁 이후 우리 국민이 민주 정신의 보존을 위해 너도나도 추운 겨울 거리에 나와 촛불을 들고 한마음 한 목소리로 외쳤던 그 거리였다. 다시 한 번 국민의 힘을 깨달았다. 결국은 사람이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 사람이 갖고 있는 권리를 마음껏 행사할 수 있게 국가가 뒷받침 해주어야 하는데 610 민주항쟁이 발생했을 때의 정부나 촛불시위가 일어났을 때의 정부는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여러 의미로, 소녀상까지 가는 길은 참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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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대한민국청소년의회, 윤보영)


   그렇게 걷고 걸어 드디어 저 멀리 소녀상이 보였다. 소녀상은 생각보다 작았다. 그리고 소녀상 주변에 뭔가가 굉장히 많았다. 주변에 높은 건물도 꽤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소녀상은 한적한 곳에 평화로이 놓인 모습이었는데, 그렇지 않아서 처음에는 좀 괴리감이 있었던 것 같다. 사전에 미리 대학생공동행동 소녀상농성이라는 소녀상을 지키는 대학생들의 모임에 연락을 해서 그분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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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대한민국청소년의회, 윤보영)
 

   이야기를 마치고 주변을 좀 더 둘러보았다. 소녀상이 있는 거리가 좁은 편이라 최대한 길을 지나다니는 평범한 시민들을 위해 배려한 것이 눈에 띄었다. 소녀상 뒷편으로 대학생공동행동 소녀상농성 측에서 마련해 놓은 여러 자료들이 나란히 보였다. 그 중 서명 운동을 하는 종이도 있길래 내 이름을 써 놓고 왔다. 정말 많은 분들이 이름을 써놓고 가셨다. 위안부 문제에 그렇게 큰 관심이 없었던 친구들도 이 목록을 보고 '그만큼 아직까지도 위안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여전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서명을 하고 있을 때, 6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 아이와 그 아이의 부모님이 소녀상을 방문했다. 아이가 소녀상 옆에 앉아 있는 모습을 사진 찍어 가셨는데, 그 모습을 보니 내가 다 뿌듯했다. 이처럼 위안부 문제는 남녀노소 누구나 다 관심을 갖고, 해결을 원하는 문제인데 일부 기득권층에 의해 계속 질질 끌리는 것이 참 안타깝다.

   서명 운동을 하는 종이 옆에는 <평화의 소녀상>이라는 제목의 동화책도 놓여 있있다표지의 소녀상이 굉장히 인상깊어 이후 팜플렛을 제작할 때 저 사진을 사용하기도 했다그리고 이런 우리의 아픈 역사를 책과 같은 기록물로 남겨 놓는 것이 꼭 필요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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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대한민국청소년의회, 윤보영)
 

   수요시위 천 번째를 맞이하여 세운 것이 이 평화비라고 한다. 친구들과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여러 의견이 나왔다. 어떤 친구는 '1000번째라니위안부 할머니들이 성치 않으신 몸을 이끌고 1000번이나 시위를 진행하신 것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고 그분들의 투지가 느껴져 존경스러웠다'고 말하기도 했고, 또 다른 친구는 '1000번의 시위, 아니 그 이상의 시위가 진행되기까지 노력을 해 주셨을 수많은 위안부 단체 관련자분들과 우리나라 시민분들이 자랑스러워졌다. 한편으로는 1000번이 넘게 시위를 계속 하게 만든, 그리고 이렇게 목놓아 외침에도 기어코 진실을 외면하려고 하는 일본 정부가 정말 무책임하고 이기적이라고 느껴졌다'고 했다. 나 또한 저 평화비의 문구를 보는 순간 더 열심히 위안부에 관해 알려야겠다는 다짐이 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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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대한민국청소년의회, 윤보영)


   주변까지 다 둘러보고 슬슬 헤어질 시간이 되어서 다시 광장 쪽으로 나왔다. 나오기 전, 우연히 평화의 소녀상 앞에 놓인 경찰차를 보았다. 두 피사체가 한 프레임에 담긴 이 모습을 보는데 기분이 상당히 묘하고 이상해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평화를 쟁취하고자 하는 소녀상과 때로는 시민들을 과도하게 억압하고, 때로는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기도 하는 경찰들의 모습이 오버랩 되었다. 소녀상을 보러 오기까지의 여정 중에는 묘한 기분이 드는 순간들이 많았던 것 같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는 길에 여러 생각이 들었다. 우선 마음이 너무 무거워졌다. 소녀상을 지키고 계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누군가를 돕는다는 마음을 갖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지만 그 마음만 있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또 고민한 끝에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생각보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잘 모르는 친구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녀상까지의 여정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물론 여러가지가 있지만, 서울 시청 앞 광장부터 광화문 거리를 거쳐 소녀상까지 걸어온 순간순간이다. 역사와 현재를 살아가고 있지만 그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걸어온 발자취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더 나아가서는 인류의 역사가 현재의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에 대해서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는 계기가 된 것 같다여러가지 생각이 들게끔 하는 일정이었다. 생각이 복잡해서 글로 다 정리가 되지 않은 것 같다. 대신 평생 머리와 가슴 속에 간직하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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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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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 포스터
https://movie-phinf.pstatic.net/20170828_294/1503887983509PP7JP_JPEG/movie_imag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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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매체 윤보영 비평단
E-mail : yassembly@youthassembl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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