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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심리학으로 영화를 #2 – 조커

난해한 광기, 현실적인 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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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산 비평단 Posted19-11-24 13:24 Comments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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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영화, 영화 '조커' 공식 스틸 이미지]https://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167613&imageNid=6668583

 

<조커>는 종잡을 수 없는 영화이다. 따뜻한 인간미를 추구하는 듯 하면서 동시에 잔혹하고, 오락 영화인 듯 하면서 그 안에 어떠한 메시지를 내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종잡을 수 없는 영화인 것이다. 비단 2019년의 <조커>뿐만이 아니라 그 이전의 <배트맨>, <다크 나이트> 등 조커라는 광기의 상징을 그린 영화들은 모두 그런 평을 들어 왔다. 이는 아마도 서사의 차이를 막론하고 캐릭터가 가지는 위상 때문이 아닐까. 단순 연쇄살인범에서 살인예술가, 그리고 무정부주의자까지 조커라는 캐릭터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 이 위험하고도 매력적인 캐릭터는 수많은 심리학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는데, 영화 <조커>는 더욱 현실적인 스토리로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주인공 아서 플랙은 광대 일을 주 직업으로 삼고 있으며, 쇠약한 어머니와 함께 사는 소시민이다. 삶의 모습 자체는 평범할지 몰라도 그 환경은 평범과 조금 거리가 있는데, 이는 아서가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미친 듯이 웃을 수밖에 없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아서는 이러한 특성 때문에 사회와 주위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받지만 세상에 웃음을 주라는 어머니의 말을 원동력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아서의 삶은 점점 비극으로 내몰리게 된다. 직장 동료가 호신용으로 사용하라고 준 총은 어린이들을 위한 광대 공연에서 실수로 발각되는데, 이를 계기로 아서는 직장에서 해고된다. 이날 아서는 광대 분장을 지우지 않은 채로 지하철에 타게 되는데, 한 승객을 희롱하는 남자 세 명과 맞닥뜨린다. 그 순간 아서의 발작성 웃음은 다시 도지고 세 남자는 이를 자신들에 대한 도발로 받아들여 집단으로 아서를 구타한다. 호신용 총을 가지고 있던 아서는 그동안 쌓여 온 분노를 폭발시키듯이 세 남자를 무차별적으로 살해한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부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웨인 엔터프라이즈의 직원이었고 사건을 시발점으로 아서는 광대 살인마라고 불리우며 도시 하층민들이 상류층에 대해 가지고 있던 반감을 기폭시키는 촉배 역할을 하게 된다. <조커>는 이렇듯 평범한 소시민이 범죄자 조커로 거듭나는 과정을 다룬 영화이다.

 

<조커>의 이야기가 이토록 비현실적인 동시에 현실적이며, 많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에는 철저한 심리학적 고증이 그 배후에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로서 작용했을 것이다. 작중 아서가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정신질환을 나열하면 자기애성 성격장애, 망상장애, 우울증, 발작성 웃음 등이 있다. 이는 모두 현실에 존재하는 유형의 정신병이며 <조커>는 이를 조금씩만 과장하고도 극적으로 잘 표현해 내었다.

 

제일 먼저 살펴볼 것은 조커(아서)자기애성 성격장애부분이다. 흔히 자기애성 성격장애라고 하면 나르시시스트와 같은, 자기과시형 정신질환자들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B군 성격장애에 속하는데, 그 본질은 자신이 잘났기 때문에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고 싶기에 자신을 잘난 것처럼 만드는 것이다. 작중 조커에 경우에는 이것이 후술할 망상장애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전혀 재미있지 않은 스탠딩 코미디를 해도 관객이 환호하는 결말의 망상을 하거나 유명한 코미디언이 자신을 자식처럼 대해 주는 머릿속의 이야기 등으로 발생된다. 그렇다면 조커는 왜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앓게 되었을까?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일종의 방어기제로도 볼 수 있다. 무의식적으로 자아의 불완전성을 인지하고 버려짐에 대한 공포가 내면에 깊이 자리잡아 있기 때문이다. 작중 아서가 끊임없이 대중의 관심을 받는 직업인 스탠딩 코미디언이 되고 싶어 하고, 자신을 떠나는 사람들에 대해 강한 증오심과 그리움을 동시에 느끼는 부분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성격은 어린 시절의 무시, 학대 또는 그와 비슷한 극심한 트라우마를 배경으로 기인한다. 아서 역시 어린 시절 부모에 의한 지속적인 학대를 받았다고 묘사되는 것으로 보아 그 원인성을 자 분석하였다고 보았다고 할 수 있다. 또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감정이입능력의 부재인데, 이 또한 작중 아서가 남들과는 지나치게 어긋난 개그 코드를 가지고 있고,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웃음 포인트를 끊임없이 메모하는 식의 묘사로 훌륭하게 재현되었다.

 

두 번째로 다룰 항목은 아서의 망상장애이다. 작중 인물들이 아서를 보고 너는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앓고 있다고 말하는 장면은 없지만 유일하게 정식 병명이 언급된 것은 망상장애이다. 그러나 망상장애 역시 자기애성 성격장애와 마찬가지로 오해받는 부분이 많은 정신질환이다. 이상한 괴물을 본다거나 하는 식의 기괴한 상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있음 직한 망상을 진실로 믿고, 이에 집착하는 증세를 지칭한다. 망상의 내용이 현실적으로 완전히 불가능하거나 언어능력, 사고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망상장애가 아닌 조현병(정신분열증)으로 판단된다. 망상장애는 정신장애 진단 통계편람 (DSM IV TR)에 따라 여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되는데 높은 지위의 사람과 연애관계를 형성하는 색정형, 힘이나 지식, 유명인과의 특별한 관계를 상상하는 과대형, 연인의 부정 등을 다루는 질투형,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자신에게 해를 끼친다는 피해형, 자신의 신체에 특수한 결함이 있다고 생각하는 신체형, 그리고 위의 사항들이 모두 고르게 분포한 혼재형 등이 존재한다. 작중 아서의 경우 유명 코미디언 머레이 프랭클린이 자신을 자식처럼 대하고 특별하게 아껴 주는 내용의 망상과 옆집의 이웃과 연인 관계가 되는 내용의 망상을 주로 하는 것으로 보아 대표적으로 혼재형과 과대형이 공존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망상장애에서는 환시나 환청, 환촉 등이 동반되기는 하지만 <조커>에서 묘사되는 것처럼 완전히 현실과 분리될 정도로 현실적이지는 않다. 극적인 과장 요소가 가미되기는 했으나, 망상장애의 유형과 그 증상을 잘 분리하여 적절한 고증으로 풀어내었다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작중 세부 내용을 파고들어가면 여러 가지의 심리학적 묘사들을 엿볼 수 있으나, 상술한 두 가지의 경우처럼 그 고증이 현실적이고 잘 반영된 경우는 찾기 힘들다. 조커라는 캐릭터는 <배트맨>, <다크 나이트>등에서 그 광기 자체와 사상에 중점을 맞추어 조명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2019년의 <조커>는 조커의 기원에 큰 비중을 두지 않거나 과감히 생략한 위의 두 영화와 달리 일반 소시민인 아서 플랙이 조커로 각성하는 과정을 다룬 영화이다 보니 각종 심리학적인 묘사에서 더욱 세밀한 고증을 추구했음이 드러난다. 영화 자체는 지나친 폭력성과 주제의 난해함으로 인해 논란이 되는 부분이 많지만, 적어도 작중 인물의 현실적인 투사를 위해 심리학적인 연구나 자료 수집을 아끼지 않았음을 영화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폭력과 유혈이 낭자하지만 그것을 감수하고서라도 다소 극적인 정신질환자의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조커>는 그에 적합한 영화일 것이다.



bba74b71a6331818feb2a906b793ef68_1574569386_3663.jpg[출처 : 직접촬영, 영화 '조커' 공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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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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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s://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167613&imageNid=6668583
직접촬영
영상매체 최산 비평단
E-mail : san03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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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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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님의 댓글

조수빈

'조카'가 잔인하다는 말을 듣고 보지 않았는데 평소 관심있던 심리학과 연관되는 부분이 많은거 같아서 한번 꼭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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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연님의 댓글

한송연

주인공이 무섭게 생겨서 꺼렸던 영화인데 사람들 사이에서 의미있는 영화라고 알려져서 자세히 알아보고싶었어요. 이 글을 읽고나서 영화를 한 번 보고싶어졌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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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유찬님의 댓글

엄유찬

심리학을 통해서 조커의 캐릭터성과 내면을 분석한 부분이 인상깊었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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