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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심리학으로 영화를 #1 - <말레피센트 2>

거울을 보고, 사람을 놓아주고, 우리 편은 지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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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산 비평단 Posted19-10-27 00:49 Comments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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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영화, 영화 '말레피센트 2' 공식 스틸 이미지]https://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167635&imageNid=6669099



디즈니는 2010년을 기점으로 자사의 유명 애니매이션들을 실사 영화로 다시 제작하는 작업을 이어 오고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알라딘(2019)>은 이러한 영화들의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국내 기준 1017일 개봉한 <말레피센트 2(2019)><말레피센트 (2014)>의 후속작으로, 동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각색한 전편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전편에서 어둠의 요정 말레피센트는 오로라 공주를 물레에 찔려 16세가 되는 날 영원히 잠에 빠지게 하나, 그녀를 키우는 과정에서 동화되어 그녀의 사랑으로 오로라 공주의 저주를 푼다. 본작의 시간대는 오로라 공주가 무어스(요정의 나라) 의 여왕이 된 시점이다. 얼스테드(인간의 나라) 의 필립 왕자에게 청혼을 받은 오로라는 이를 수락하고, 가문 간의 상견례를 위해 대모인 말레피센트와 함께 얼스테드의 궁전을 방문한다. 상견례 중 얼스테드의 여왕 잉그리스에게 도발당한 말레피센트는 그 자리에서 결혼과 화합은 없음을 선언하고, 설상가상으로 얼스테드의 왕까지 저주를 받아 죽자, 얼스테드 왕국은 잉그리스를 중심으로 무어스와의 전쟁을 준비하게 된다. <말레피센트 2>는 이러한 혼란 속에서 둘의 관계를 재확인하는 오로라와 말레피센트, 숨겨져 왔던 자신의 종족을 되찾은 말레피센트, 그리고 이종족에 관해 완고한 불신을 내비치는 잉그리스 왕비에 조명을 비춘다.

 

작중 인간들에게 말레피센트는 공포의 대상이다. 마녀라는 이미지와 압도적인 힘이 그 원인으로, 말레피센트가 처음 등장할 때부터 사람들은 공포에 떨고 경계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지만 말레피센트가 악하기에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일지, 아니면 이러한 일들로 인해 말레피센트가 악해 보이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분석해 볼 여지가 있다. 작중 말레피센트의 심경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말레피센트 2>의 묘미 중 하나인데, 그녀가 오로라의 결혼을 반대하는 입장에서 찬성하는 입장으로, 종족 간 전쟁을 일으키는 입장에서 끝내는 입장으로 그 마음을 바꿀 때에는 항상 주위 인물들과의 대화가 원인이 되었다. 이는 큰 범주에서 <거울 자아 이론(Looking Glass Self Theory)>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사람이 거울 속의 자신을 보는 것처럼 자신에 대한 주위의 평가나 기대를 자기 모습의 일부분으로 흡수하는 경향을 일컫는다. 다시 말해 본인의 행동에 대한 타인의 반응이 긍정적이면 긍정적인 자아상을 형성하지만, 부정적인 평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자아상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았을 때, 세간이 두려워하던 시절의 말레피센트가 오만하고 강한 자아를 가지고 있다가 전투가 끝날 부렵 자신이 선하다는 오로라의 말을 듣고 온화해지는 모습은 조금은 과장된 측면이 있는, 거울 자아 이론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본작은 이종족 간의 차별이나 분쟁에 대한 문제도 다루고 있지만, 주연 인물들을 살펴보면 자식을 떠나보내는 한 보호자의 이야기로도 해석될 수 있다. 친자식처럼 키워 온 오로라의 결혼에 반대하던 말레피센트가 결국은 결혼을 허하고, 오로라의 독립을 납득하는 이야기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극중 말레피센트는 과보호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오로라에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사실 이는 상당히 현실적인 묘사라고 볼 수 있다. 양육자 혹은 보호자는 자식을 키우는 과정에서 그 역할에 상당히 깊게 몰입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진학, 결혼 등으로 자식이 독립하게 되었을 때 자연스럽게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 자체는 질병이라고 볼 수 없고 자연스러운 일이기까지 하지만, 이는 심할 경우 상당한 우울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렇기에 말레피센트와 같은 보호자가 쉽게 자식의 독립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공소증후군혹은 빈 둥지 증후군이라고 지칭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출생률이 낮아지고 핵가족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공소증후군에 의한 우울증 접수는 더욱 많아지고 있다. 다른 의미로 핵가족이라고도 볼 수 있는 말레피센트와 오로라의 관계는 이러한 경향을 드러내기에 더없이 적합한 소재였을 것이며, 실제로도 말레피센트의 다양한 대사와 행적을 통해 공소증후군의 시작 단계를 세밀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묘사한다.

 

마지막으로 잉그리스 여왕의 태도 또한 분석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작중의 묘사로 인해 관객들은 잉그리스 여왕을 막연한 악역으로 받아들이기 쉬운데, 이로 인해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철학이나 신념은 극소화되어 경시되는 경향이 있다. 잉그리스 여왕의 전 국가는 요정들과의 불화로 인해 온 국민이 빈곤해진 적이 있었고 이로 인해 얼스테드 왕국에 결혼이라는 명목으로 추방당하게 되었다. 그렇게 이종족에 대해 불신이 깊어진 잉그리스 여왕은 철저하게 자국민 중심주의의 정책을 펼치고 더 나아가 요정들을 학살할 계획까지 실행에 옮기는데, 인간은 태생적으로 자신이 속한 그룹을 보호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으며, 그 중 몇몇은 그룹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만큼의 각오를 가지기도 한다. 심리학적으로도 진화의 산물이라고밖에 추정할 수 없는 이러한 무근본의 집단심리는 우리 주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수준을 낮게 혹은 높게 평가하고, 외교적 관계보다는 자국민을 우선시하는 정치 행보가 바로 이러한 집단심리에 속하는 것이다. 극중 잉그리스 여왕의 결단은 인간을 보호하기 위한 극단적인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으며, 단순히 악이라는 요소를 전부 집어넣기에는 그 묘사가 매우 극단적이어서 아쉽다는 평가를 남길 수밖에 없다.

 

이렇듯 <말레피센트 2>에는 심리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고, 대부분은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관객들이 영화 속의 인물에 공감할 수 있게 한다. 극 후반부에 전쟁이 급격하게 마무리되고 분위기가 갑자기 밝게 바뀌는 등의 억지로 만든 해피엔딩은 옥의 티라고 할 수 있지만, 제작사가 동심의 대명사인 디즈니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 또한 큰 결함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신비로운 판타지 요소, 극중 인물들의 관계와 로맨스, 그리고 전쟁이라는 큰 규모의 이야기까지 다루면서도 인물의 개연성을 유지하고 심리학적으로 공들인 흔적이 많이 보이는 이러한 인물 구성은 극의 진행을 더욱 매끄럽게 만들어갔다고 할 수 있다.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를 선사하면서도 재미와 감동을 버리지 않는 <말레피센트 2>. 전작을 보지 않아도 내용을 이해하기 쉽다는 점까지 더하면, 올 가을 극장가에서 보기 가장 적합한 영화들 중 하나일 것이다.


※본 시리즈는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연재된, 심리학이라는 생소한 학문을 보다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시작한 '심리학으로 보는 영화'의 후속 비평문입니다. 영화는 인물의 갈등을 극적으로 해석하며, 그 갈등의 세계로 관객을 끌어들입니다. 그렇기에 좋은 영화에는 좋은 심리학적 요소들이 숨어 있을 수밖에 없으며, 본 비평문 시리즈를 통해 이러한 요소들을 작게나마 찾아 가는 과정을 제공할 수 있으면 합니다.


9f987e55615a4bffefb1dc7dd25cf60f_1572104636_7116.jpg[출처 : 직접촬영, 영화 '말레피센트 2' 공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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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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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s://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167635&imageNid=6669099
직접촬영
영상매체 최산 비평단
E-mail : san03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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