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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그녀를 벼랑으로 몰고 갔나

악성 댓글과 자극적 보도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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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우 비평단 Posted19-10-21 20:49 Comments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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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14, 가수이자 배우 설리(최진리, 25)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경찰은 타살의 흔적이 보이지 않고, 고인이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점 등을 통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종료하였다. 설리의 사망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평소 설리에게 가해졌던 대중과 언론의 비인간적인 행위에 대하여 자세히 다뤄보고자 한다.

  故설리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많은 이들이 충격에 휩싸였지만, 그녀에게 이 선택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자신이 겪고 있던 심리적 고통이 쌓이고 쌓여 그녀를 벼랑 끝으로 내몬 것이다. 설리는 평소 악플이 많은 연예인이었다. 그녀의 모든 행동은 기사화되었고, 그녀는 자신의 행동을 무작정 비난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계속해서 들어야 했다.

  악성 댓글로 인한 연예인들의 고통이 죽음이라는 결과를 가져온 사건은 이번만이 아니다. 2017년 가수 샤이니 멤버 종현도 우울증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다. 그리고 2008년 배우 최진실의 죽음 역시 근거 없는 소문과 이로 인한 악성 댓글이 원인이었다. 11년 전에도, 2년 전에도 악성 댓글로 인한 연예인들의 고통이 사회적으로 크게 공론화되었지만, 2019년 현재 변한 것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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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실의 죽음 당시 여당은 인터넷 실명제 도입을 추진하였다. 하지만, 이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야당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설리의 죽음을 계기로 다시 한번 인터넷 실명제에 대한 요구가 청원 게시판에 등장하였다. “인간다운 삶을 위해 최진리법을 만들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은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의 대형 포털 사이트 기사만큼은 댓글 실명제를 활용할 것과 사생활 침해, 불분명한 사실관계, 경쟁 구도 형성 등 기자들의 무책임한 기사 작성을 금지하기 위해 기자 관리 조항을 만들 것을 주장하였고, 현재 20,235명이 청원에 동의하였다. 인터넷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익명이라는 이유로 무책임한 사회를 만들어선 안 된다는 것이 청원자의 의견이다.

연예인은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사생활을 대중에게 공개해야 하며, 항상 대중이 원하는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서야 한다. 혹여, 일부의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보여주었을 경우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아야 한다. ‘연예인이기에감수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제 의미가 없다고 보인다.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사람들에 의해 우리는 또 한 명을 떠나보냈다.

  하지만, 설리의 죽음이 단순히 악플’, 즉 악성 댓글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사람들이 주장하는 설리를 힘들게 한 또다른 요인은 바로 기자들의 무분별한 자극적인 기사 작성이다. 평소 설리의 행동은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대중들의 관심이 크기에 기자들은 설리가 SNS에 올린 글과 실시간 방송 화면 등을 그대로 옮겨 적었고, 관심을 끌 만한 자극적인 제목으로 기사를 작성하였다. 사람들은 그런 기사에 크게 반응하였고, 설리는 대중들의 뜨겁지만 차가운 반응을 홀로 받아내야 했다. 설리의 죽음이 보도되는 과정에서도 고인을 위한 기자들의 배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신문, 헤럴드경제, 톱데일리, 국민일보 등은 설리의 사망 신고 접수 소식을 보도하면서 논란이 되었던 노출 사진을 첨부하였다. 기사를 선택하기 전 보이는 사진을 논란이 되었던 사진으로 함으로써 조회수를 높이기 위한 속셈이다. 월간조선에서는 설리 사망 사건을 보도할 때, ‘자살이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였다. ‘자살이나 자살을 의미하는 표현 대신 사망’, ‘숨지다등을 사용하도록 하는 자살 보도 권고 기준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그 외에도 스포티비뉴스는 설리의 소속사에서 장례 절차를 비공개로 하길 원한다는 입장을 보도하면서 설리의 빈소 장소를 공개하였으며, 마이데일리, 더팩트 등은 설리의 시신이 타고 있는 구급차 사진을 올리기도 하였다. 이러한 기자들의 행위는 과연 사실 보도국민의 알 권리 보호라는 명목하에 정당화될 수 있을까. 언론인으로서 기자가 사실을 보도할 때에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말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언론인 생활을 해야 한다. 특히, 공인의 자살 보도를 할 때는 더 큰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 유명인이나 자신이 선망하는 인물이 자살할 경우, 그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하여 자살을 시도하는 현상인 베르테르 효과를 통해서 이를 증명할 수 있다. 한국 기자 협회에서는 자살 보도의 사회적 영향을 고려하여 5가지의 원칙을 정하고 있다.


1. 기사 제목에 자살이나 자살을 의미하는 표현 대신 사망’, ‘숨지다등의 표현을 사용합니다.

2. 구체적인 자살 방법, 도구, 장소, 동기 등을 보도하지 않습니다.

3. 자살과 관련된 사진이나 동영상은 모방 자살을 부추길 수 있으므로 유의해서 사용합니다.

4. 자살을 미화하거나 합리화하지 말고, 자살로 발생하는 부정적인 결과와 자살예방 정보를 제공합니다.

5. 자살 사건을 보도할 때에는 고인의 인격과 유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합니다.


  위의 5가지 원칙을 통해 고인과 유가족을 보호하고, 모방 자살을 방지하고자 한다. 또한, 자살 사건을 보도할 때에는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의 내용을 기사 하단에 첨부하도록 권고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이 다섯 가지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았다.

  익명성 뒤에 숨어서 악성 댓글을 남기는 사람들과 더 많은 클릭 수를 얻기 위해서 도덕성도 버리는 기자들이 사라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앞서 말한 청원에서 주장한 대로 인터넷 실명제 시행과 기자 관리 조항을 만드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일 것이다. 댓글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름을 밝히게 한다면, 자신의 얼굴과 이름이 드러나지 않아서 내뱉은 말의 수는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혼란을 조장하는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제제 및 처벌이 가해진다면, 기자들은 우선 자신의 직업을 지키기 위해 보도 권고 기준을 올바르게 수행할 것이다. 이와 같이 표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일시적으로 문제를 줄어들게 할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비슷한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인터넷에서 연예인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대중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연예인이기에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다수에게 인정되는 사회가 되면 안 된다. 연예인은 연예인이지만, 우리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론에 대한 변화도 필요하다. 가장 필요한 것은 기자들의 언론인으로서의 소명의식을 찾는 것이다. 자신의 보도를 통해 사회가 긍정적인 변화를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조회수를 통해 언론사가 이익을 보는 구조를 변화해야 한다. 그래야지만 자극적인 제목으로 대중을 홀려 이익을 얻는 일이 없어질 것이고, 그로 인해 고통받던 연예인들도 없어질 것이다. 지극히 평범하고 이상적인 해결 방안이라고 보일 수 있으나, 이것이 문제를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우리가 변화해야 한다. 지금의 작은 변화를 통해 나중에는 깨끗한 인터넷에서 기사를 볼 수 있는 언론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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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section4.html?p_num=12)
[사진출처]
http://www.peakpx.com/583709/person-typing-on-black-keyboard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83119
영상매체 이지우 비평단
E-mail : 2jiwoo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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