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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

기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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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보영 비평단 Posted18-10-27 23:52 Comments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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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

 


 수원의 청소년 단체 중 한 곳인 수원지기학교에는 모금과 인권을 주제로 하는 한 동아리가 있다. 순우리말로 된 햇살모올이라는 이름의 동아리이다. 동아리 자체는 꽤 오래 되었고, 나만 해도 올해로 동아리에서 활동한지 4년차가 되어간다. 동아리에서는 매년 한 단체를 정해 그 단체에 도움을 드리기 위한 모금을 진행한다. 모금은 온라인으로도 진행하고, 오프라인으로도 진행하는데, 온라인 모금은 보통 네이버의 해피빈이라는 모금 사이트를 통해서 진행하고, 오프라인 모금은 보통 1027, 오늘 했던 것과 같이 수원의 한 사회복지관에서 열리는 장터에서 진행한다.


 온라인 모금과 오프라인 모금 중 무엇이 더 힘드냐, 누군가 물어본다면 당연히 오프라인 모금이라고 답할 수 있겠다. 그러나 둘 중 어느 것이 더 보람차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도, ‘둘 중 어느 것이 더 기억에 남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도, ‘다음에도 하고 싶은 것은 둘 중 어느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도 오프라인 모금이다. 오프라인 모금에서는 주로 동아리원들이 집에서 직접 가져온 물품을 장터에서 판매하고, 모금함과 손수 제작한 팜플렛을 들고 행인분들께 동아리와 동아리의 모금 취지에 대해 설명해 드리면서 장터 안을 돌아다닌다. 장터에서 판매를 할 때는 사람들이 기대만큼 오지 않거나 관심을 보이지 않아서 좌절을 맛보기도 하고, 우리도 어느정도 수익을 가져가야 그만큼 기부금에 보탤 수 있는데도 필요 이상으로 값을 많이 깎으시려는 분들과의 실랑이 때문에 화가 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은 이익 창출이 아니라 수익금 전액이 우리가 기부하고자 하는 단체에 전달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분들이 원하는 값에 물품을 판매하고 나면 판매 부스에는 왠지 모를 허망감이 가득하곤 한다. 행인분들께 모금을 하려고 하면 더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행인의 10명 중 8명은 우리가 쭈뼛쭈뼛 찾아가서 소개하려고 하기도 전에 차갑게 돌아서고, 1명은 매몰차게 거절하거나 소개 팜플렛을 받자 마자 버린다. 오직 1명만 팜플렛을 받거나 심지어는 모금함에 돈을 넣는다. 사실 그 10명 중 9명의 심정이 너무나도 잘 이해가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사람인지라 속도 상하고 기분도 좋지 않다. 그러나 가끔 따뜻하게 관심을 보여주는 1명 덕분에 길거리 모금을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긴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거절해주시는 9명 덕분에 1명의 성공이 훨씬 더 달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1년에 한 번씩, 4번의 오프라인 모금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오프라인 모금에서 느껴지는 이런 감정들은 매년 같다. 올해도 그랬다. 그러나 苦盡甘來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직접 몸으로 부딪혀보고, 그만큼 거절도 많이 당하고, 여러 당황스럽고 때로는 화도 나는 상황을 맞닥뜨릴 수 있는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은 경험을 통해 나는 앞으로 한 발짝 크게 나아갈 수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내가 그만큼 힘들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위로 받기 위함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경험을 통해 내가 무엇을 배웠는지를 전달하고, 그를 통해 이런 경험을 직접 하지 않고도 이 글을 보는 사람들 또한 나와 같은 것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이다. 내가 배우고 느낀 것을 전달하려면 먼저 올해 햇살모올에서는 어떤 단체에 모금을 진행했는지부터 설명해야겠다.


 올해 햇살모올에서는 내년 2019, 3.1 운동 100주년을 기념하여 수원시에서 추진 중인 ‘3.1 운동 100주년 기념비 건립 사업을 돕고자 했다. 사실 인권과 모금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동아리이기 때문에 이제까지 동아리가 추구했던 목표와는 조금 동떨어져 있다고도 볼 수 있는 모금 목표이지만, 3.1 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기념비를 세움으로써 수원에서 자신의 한 몸을 다 바쳐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일제와 맞서 싸웠지만 잊힌 독립운동가분들을 다시 기억할 수 있고, 그러한 작은 움직임이 결국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대우받고 있지 못한 각 지역의 독립운동가분들과 그의 후손들의 처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올해의 모금을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덧 모금을 시작한지 1년이 다 되어가고, 오늘은 1년 모금 활동 중 거의 마무리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단계이자, 가장 큰 고비이자 절정인 오프라인 장터 모금을 하러 나간 것이다.


 작년에 햇살모올에서는 일제강점시기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조사 및 연구를 목적으로 1990 7월에 발족한 정신대 문제 전반에 대해 연구/조사하는 국내 유일의 연구단체인 '한국정신대연구소'라는 단체에 기부할 돈을 모금했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역사와 관련된 단체에 대한 모금을 진행하면서 나는 다른 무엇도 아닌 '기억'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절감했다. 사람들이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잊히고, 곧 없어진다. 반면 존재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절대 잊히지 않고, 역설적으로 계속해서 존재하게 된다. 이와 관련된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유명한 명대사도 있지 않은가. 이렇게 기억은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하루하루 살기가 너무 바쁘고 벅찬 나머지 중요한 것을 잘 기억하지 않는 것 같다. 국민의 손으로 옳지 못한 일을 한 대통려오가 그의 측근을 처벌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신문의 정치면은 눈길도 주지 않고 오직 연예면과 스포츠면만 보고 마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세월호 사건이 얼마나 됐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안전과 상부의 명령에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는 것에 무심해졌다. 더 과거로 가보면, 일제가 우리 선조에게 저질렀던 잔혹한 만행을 벌써 잊고 욱일기가 들어간 제품이나 우익 기업의 제품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태반이고 반대로 우리가 베트남 국민들에게 전쟁 때 저질렀던 치욕스러운 짓들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 또한 태반이다.

 

 미국 태생 스페인 철학자 조지 산티야나는 이런 말을 남겼다.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 사람은 그것을 반복하는 사람이다.’


 과거의 실수와 후회를 반복하지 않도록 인생이라는 항해에서 나침반이 되어주는 기억’,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인류의 산물인가! 이러한 기억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3초 전에 부딪혔던 유리 벽을 기억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그 벽에 부딪히고 또 부딪히는 금붕어와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아가는 몇몇 사람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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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제작=봉사활동 해피빈 모금함 개설 홍보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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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올해 진행한 해피빈 모금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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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작년 진행한 해피빈 모금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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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장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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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장터 준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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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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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사진1~사진5: 모두 직접 제작 및 촬영한 사진임.
영상매체 윤보영 비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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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3'

신지영님의 댓글

신지영

본인이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활동했는지를 짧은 글임에도 잘 엿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사람들로 하여금 '기억'하게끔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던 글이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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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찬님의 댓글

문예찬

안녕하세요 대학생 멘토단 문예찬입니다.

  비평단님이 어떻게 활동하시고 무슨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확인할 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우리는 역사를 배우지만 금방 잊어버리고 잊고 살아갑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지만 우리는 전혀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이번 글을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역사에 대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기억과 역사를 결부지어 우리의 기억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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