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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 트루, 트루먼 쇼!

1만 909일째 삶이 생중계 되고 있는 한 남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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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상매체 서태란 비평단 Posted18-03-03 22:50 View783회 Comments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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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위어 감독, 짐 캐리 주연의 <트루먼 쇼>1998년에 개봉된 영화다. 비교적 옛날 영화에 속하지만 그 작품성과 연출력이 좋은 평을 받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특히 주인공 짐 캐리가 그만의 위트 있는 표정 연기로 영화의 재미를 극대화해, 그가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 내내 즐거움과 씁쓸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영화는 트루먼 버뱅크라는 30, 평범한 보험 회사 직원의 일상으로 시작된다. 평소와 같이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을 들리고 이웃들과 인사를 한 후 회사로 향하는 똑같고 무의미한 하루. 그러나 이 일상에는 트루먼 버뱅크 본인만 모르는 엄청난 사실이 숨겨져 있다. 바로 그의 모든 순간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생중계된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영화가 보여주는 그 자체 '트루먼 쇼'이다. 트루먼 버뱅크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트루먼 쇼'는 그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작된 방송이다. 그가 태아였을 때부터 시작해 걸음마를 하고, 무언가를 먹고, 학교에 입학하고, 취직하는 모든 순간들이 24시간 내내 전파를 타고 바깥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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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트루먼 버뱅크 주위에 있는 이들은 모두 리얼리티를 위해 섭외 된 연기자이고 그가 살고 있는 섬은 트루먼쇼의 총 연출자 크리스토프가 만들어 놓은 커다란 세트에 불과하다. 그러나 아무리 커도 스튜디오는 스튜디오일 뿐. 트루먼 버뱅크는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하나씩 이상한 점들을 눈치채고 이에 대한 의문을 품는다. 마치 시청자들을 위한 간접 광고처럼 허공을 응시하며 물건을 홍보하는 아내, 어릴 적 파도에 휩쓸려 죽었던 아버지와의 재회,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진 조명, 트루먼 버뱅크가 현관을 나서는 때를 큐 사인 삼아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사람들. 트루먼 버뱅크는 혼란에 빠지고, 물 공포증이 있음에도 섬을 빠져나가기 위해 배를 타고 나아간다. 그러나 트루먼 버뱅크의 배는 머지않아 하늘처럼 만들어 놓은 세트 벽에 부딪히게 되고 그는 비로소 진실과 마주한다. 영화는 트루먼 버뱅크가 바깥세상과 연결된 문으로 나가는 장면을 끝으로 마친다. 그가 이 커다란 스튜디오에서 벗어나 진실한 세계로 떠난다든지, 또는 자신을 속인 사람들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으로 미치광이가 된다든지. 문 밖의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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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루먼 버뱅크와 그의 아내 메릴 버뱅크의 결혼 사진. 메릴은 손가락을 교차 시키며 이 결혼이 거짓된 것이라고 몰래 표시한다. 

 

 영화가 절정을 향해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혹시 이 영화의 장르는 스릴러가 아닐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그만큼 영화 <트루먼쇼>는 20년 전 이야기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그럴듯하고, 충격적이다. 모두들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만약 나의 삶이 모두 거짓된 것이라면 어쩌지?' '나의 가족과 친구가 사실은 모두 가짜라면?'등의 생각 말이다. 영화 <트루먼 쇼>는 이런 불쾌한 감정들을 대놓고 담아낸다. 심지어 영화 속에서 트루먼 쇼의 리얼리티의 감독, 크리스토프는 트루먼 버뱅크의 절규와 분노에도 당당하다. 트루먼 버뱅크가 '나는 누구냐' 질문을 던졌을  때 크리스토프는 '너는 스타다'라고 답한다. 한 사람의 삶을 그저 대중들의 오락 매체로 만들어버렸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아니라, 트루먼 버뱅크에게 특별한 삶을 줬다며 도리어 뿌듯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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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위어 감독이 <트루먼쇼>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바로 미디어의 폭력성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는 찰나의 업로드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이 듣고보고공유한다클릭 한 번으로 엄청난 양의 정보가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는 것이다영화 속에서 피터 위어 감독은 매스미디어의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한다또한 미래 리얼리티 쇼의 범람을 과감하게 예측한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그 경계가 흐린 매스미디어를 비판하면서 트루먼 버뱅크가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순간마저도 크리스토퍼의 시나리오가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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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트루먼쇼>가 미디어의 폭력적인 면을 노골적으로 잘 담아냈다고 본다. 사실 요즘 예능 트렌드만 해도 트루먼 쇼와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나 혼자 산다>, <미운 우리 새끼>,<동상이몽> 등 요즘 뜨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들의 공통점은 바로 스타들의 사사로운 일상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집 안에 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과도한 연출이나 설정은 최대한 삼가면서, 그들이 어떤 삶을 사는지, 무엇을 먹고 어떤 사람들을 만나는지 촬영한다. 여기서 좀 더 과장된 자극적인 요소를 넣는다면 바로 또 다른 예능 <트루먼쇼>가 탄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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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속에서 트루먼 쇼를 시청하던 사람들의 반응도 흥미롭다. 그가 문밖을 나서기까지 겪어야 했던 위험, 온갖 우여곡절을 시청자들은 함께 공감하고 그가 진실을 찾는 것을 응원한다. 그러나 리얼리티가 끝나면 그들의 태도는 바뀐다. 아무리 진실을 찾아 헤매는 트루먼 버뱅크라 할지라도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그저 텔레비전 속 한 편의 쇼일 뿐이다. 방송이 끝나고 시청자들은 '다른 채널에서는 뭐하지?'하며 금세 또 다른 이야깃거리를 찾는다. 사람들이 함께 트루먼 버뱅크의 진실을 되찾아 주길 바랐던 나로서는 다소 절망적인 반응이었다.       


 <트루먼쇼>를 보고 새삼 느낀 것이 많았다. 우선 그 누구도 트루먼 버뱅크와 같은 미디어의 재물이 되어선 안된다는 점, 그리고 아무리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한다고 하더라도 개개인의 존엄성과 사생활은 필수적으로 지켜져야 한다는 점. 나는 영화를 보며 끊임없이 되물었다. 왜 트루먼 버뱅크의 삶이 리얼리티라는 명목 하에 희생양이 되었는지, 트루먼쇼를 시청하는 사람들은 어째서 아무런 죄책감도 지니고 있지 않은지. 우리는 네트워크 사회에서 생각보다 많은 트루먼 버뱅크를 만들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미디어 산업을 무작정 발전시키는데 힘쓰기 보다는 발전과 함께 드리워진 그림자를 직시하고 해결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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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세계영화작품사전 : 매스미디어를 다룬 영화
[사진출처]
트루먼 쇼 (The Truman Show, 1998) 장면 캡쳐
영상매체 서태란 비평단
E-mail : tjxofks68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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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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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원님의 댓글

정예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트루먼 쇼'라는 영화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비평단님의 글을 읽으며 안타까움과 큰 분노를 느낍니다. 왜 우리는 타인의 아픔에 충분히 공감하지 못하는지, 왜 누군가는 오히려 그것을 왜곡하고 거짓과 위선으로 자신의 잘못을 합리화시키고 스스로 참다운 인간의 삶을 저버리는지, 매스미디어 속 인권문제와 함께 세상의 다양한 폭력과 위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며 저 자신부터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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