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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아주 느린 발전

책 <군주론>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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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영 비평단 Posted20-08-13 01:15 Comments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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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군주론>을 읽으면서 고등학교 2학년 한문 수업 때 읽은 공자의 <논어>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두 책 다 그 당시의 학자가 군주(공자의 경우 성인)의 경우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논어>를 읽으면 평소에 부모나 친구, 스승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게 되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어서 왜 이 책이 서점의 처세술코너에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키아벨리의 <군주론>도 읽고 나니 서양고전코너가 아니라 처세술코너에 있어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 마키아벨리가 책 <군주론>을 쓸 당시의 역사는 물론 그 전까지의 유럽의 역사를 이해하고 읽지 않았기 때문에 문장 하나하나에 내포되어 있는 의미까지 읽어낼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군주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은 쉽고 직설적으로 느껴졌다. 마키아벨리는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말과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말을 동시에 주장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받아들이기 힘든 말 중에서도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에 자리 잡고 있는 것들이 꽤 있어 놀랍기도 하다.


 그런 예시로 21장에 이런 문장이 등장한다. ‘그 어떤 것도 대규모의 군사 작전을 수행하고 유례없는 비범한 행동을 보여주는 것만큼 군주에게 높은 명성을 가져다주지 않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와 평화주의가 만연한 현대에는 이런 말을 납득하기 힘들다. 대규모의 군사 작전으로 군주의 명성을 높인다는 생각은 단순히 시민들의 분노를 부추기고 질타를 받기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은 예시를 찾을 수 있다. 세계 패권을 쥐고 있는 미국은 최근에 이란 사령관을 드론을 암살하였고 우리나라와는 꾸준히 한미연합 훈련을 하며 군사력을 북한과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 이것뿐만이 아니라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Black Lives Matter시위를 과도하게 진압하는 이유도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Black Lives Matter 시위를 폭력시위처럼 보이게끔 해 본인이 치안을 유지하고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영웅처럼 비춰지길 바란다는 것이다. 이처럼 아직까지도 강력한 군사력과 무력을 정치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쓰던 시절보다 사회와 사회의 구성원들이 충분히 성숙해졌다고 말하기 부끄럽게끔 하는 것 같다. 

미국 흑인 사망 시위 격화…트럼프 군대 동원할 것 종합 | 한경닷컴

Black Lives Matter 시위 중 경찰에게 체포당하는 모습


 하지만 반대로 우리 사회가 마키아벨리가 살던 1400년대와 비교했을 때 하나도 발전하지 않았다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군주론> 22장에 군주는 대신의 충성심을 확보하기 위해서 그를 우대하고, 재부를 누리게 하며, 그를 가까이 두고 명예와 관직을 수여하는 등 그를 잘 보살펴야 합니다.’라는 대목이 있다. 그래도 이 대목에서 만큼은 현대에 와서 좀 더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 때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조국의 딸이 대학을 입학하는 과정에 비리의 정황이 포착되자 장관에서 퇴임하였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책임을 지겠다는 비서실장과 그 밑에 수석비서관들이 한꺼번에 사표를 내었다. 과거에는 군주가 대신들에게 잘 해주는 것이 국가를 통치하는 데에 더 유리하고 편리했다면 오늘날에는 군주에게 편하기 위해서 대신들에게 경제적 해택이나 특혜를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왜 최순실 게이트 때 특혜를 받은 사람들은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지 모르겠지만). 군주나 대신 모두 오늘날에는 민주주의에 따라 사회의 공익을 위해 힘쓰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과거 군주제 사회에 마키아벨리가 군주에게 바친 책을 읽으면서,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통하는 내용을 읽으면서 놀랐다. 시대가 변해도 유의미하게 권력을 사용하는 법과 통치하는 법을 썼었다는 게 마키아벨리가 권력과 통치에 대해 예리한 통찰력이 있다는 증거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키아벨리가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만약 군주가 외세보다 인민을 더 두려워한다면, 그는 요새를 구축해야 합니다. 그러나 인민보다 외세를 더 두려워한다면, 요새를 구축해서는 안 됩니다. (생략) 그러나 요새를 너무 믿고 인민의 미움을 사는 것을 개의치 않는 군주는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권력과 통치에 통찰력 있는 마키아벨리가 인민에게 미움 받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결국 독재를 못하게 하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려는 현대의 민주주의를 긍정하는 말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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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출처]
책 <군주론>
[사진출처]
YES24, SBS, 한국경제신문
인쇄매체 박재영 비평단
E-mail : noa01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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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

안태희님의 댓글

안태희

글 잘 읽었습니다. 어려운 책인것 같아 아직 읽지 않았는데, 현대 민주주의와도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니 조금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발전했다고 말하기에는 부끄러운 부분도 있지만 분명히 더 나아진 부분도 있을 것이고 앞으로도 조금씩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 '인민에게 미움 받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부분이 인상깊고 우리나라의 정치인들도 이런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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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호님의 댓글

박승호

유용하고 깊은 의미가 내재되어있는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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