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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프리다 칼로의 삶 속에서 '그림'이란

프리다 칼로의 <가시목걸이를 한 자화상과 벌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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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시연 비평단 Posted19-07-27 00:31 Comments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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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구글]​

초등학교 시절,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을 처음 보고 든 생각은 무섭다였다. 짙은 눈썹과 목을 감싸고 있는 가시 목걸이, 칼로 옆에 자리한 두 검은색 동물까지, 그림은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나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그 자화상의 인물이 여성이었다는 것이다. 짧아 보이는 머리와 옅게 드러나는 콧수염을 보고 당연하게 남성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여성 작가라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그래서인지 그 그림은 내 기억 속에 강렬히 남아있고, 내가 프리다 칼로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리다 칼로의 일생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그녀는 1907년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유모의 손에 자랐다. 아버지는 프리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었고 프리다는 의사가 되기를 꿈꾸지만 어린 시절 앓았던 소아마비와 더불어 1925년 겪은 끔찍한 교통사고로 인해 장애를 가지게 되었다. 결혼 이후에도 불임, 남편의 외도 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힘들게 살아간다. 프리다 평생을 육체적, 정신적 고통 속에서 살아왔고, 이러한 고통스러운 삶은 그녀의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인상 깊게 본 작품은 서론에서도 언급했듯이 <가시목걸이를 한 자화상과 벌새>이다. 이 작품은 프리다 칼로의 삶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자화상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프리다의 생각과 느낌이 상징적으로 잘 드러나 있다. 먼저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프리다 자신의 목에 걸려 있는 가시 목걸이와 목걸이 끝에 달려 있는 벌새가 이 작품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가시는 날카로운 끝을 가지고 있는 존재로서 사람에게 해를 가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가시의 속성처럼, 작품 속 가시도 프리다를 해하는 물질로서 그려지고 있다.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았을 때 프리다의 목 부분에서 가시에 찔려 피가 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가시목걸이는 프리다 자신이나 프리다의 삶을 얽어매고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가시목걸이가 상징하고 있는 것을 유추해보자면 신체적 장애, 또는 남편의 외도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목걸이에 달린 벌새에 대해서는 자유를 상징한다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다. 가시목걸이와는 대조적으로 자신의 삶에 대한 희망을 비롯하여 신체적 장애로부터의 자유, 힘든 삶으로부터의 탈피 등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는데, 그림 속에서 벌새는 죽은 듯 보인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가 무언가에 매달려있다는 것은 그 본질을 잃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작품 속에서 죽어있는 벌새는 곧 프리다가 자신에 대한 희망을 잃었다거나 자유에 대한 의지를 잃었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내가 이 작품을 가장 인상 깊게 본 이유도 이것이다. 그림을 한 번 보면 사실 벌새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는 어렵다. 프리다의 얼굴이 워낙 강렬하게 표현되고 있기도 하지만, 양 옆에 자리한 동물들이나 무수한 잎사귀로 표현된 바탕이 시선을 잡아끌기에 목 주위에 조그마하게 묘사된 벌새는 쉽게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프리다가 작품의 제목에 벌새를 포함시킨 것은 분명 그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가시목걸이를 한 자화상과 고양이, 원숭이, 또는 잎사귀 등과 같은 것이 아닌 벌새였던 것은, 그것이 이 그림에서 가장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삶에 대한 무기력함, 의지의 상실, 절망감 등은 작은 벌새에 압축되어 사람들에게 시사점을 제공한다. 단지 내 생각이지만, 프리다의 입장에서 나는 너무 힘들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에 벌새를 작게 표현함으로써 작품 속 다른 장치에 집중하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누군가가 나의 힘듦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해보기도 했다.

물론 벌새 이외의 대상들 또한 의미 있는 해석을 가지고 있다. 관람자들의 입장에서 프리다의 왼쪽에 위치한 원숭이는 프리다의 남편, 디에고 리베라라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다. 원숭이는 멕시코에서 사랑을 상징한다고 한다. 프리다는 남편을 사랑했지만, 남편은 프리다에게 온전한 사랑을 쏟기보다는 다른 사랑을 찾으러 다니기를 선택했다. 그림 속에서 원숭이는 프리다의 가시목걸이를 가지고 놀고 있으며 그래서인지 목에서는 피가 나고 있다. 아마도 남편을 사랑하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반면 고양이가 특별하게 무엇을 상징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검은색 고양이는 무서운 눈으로 프리다를 쳐다보고 있는데, 프리다에게 있어 벗어날 수 없는 삶의 굴레라든지, 주어진 운명이라든지 등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 굳이 해석하지 않아도, 고양이가 주는 무게감은 작품성을 높이는 데에 크게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어두운 분위기와 대비되는 것은 바로 배경의 잎사귀들이다. 녹색과 노란색 등으로 표현된 발랄한 잎사귀들은 동물, 머리에 장식되어 있는 나비 등의 곤충들과 더불어 자연적인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와는 상반되기도 한다. 하지만 오히려 프리다 자신의 무표정을 잘 드러내주는 장치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어지럽게 펼쳐진 잎사귀를 뒤로한 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은 오히려 프리다를 돋보이게 만들어준다.

프리다는 정규 미술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또한 멕시코에 대한 애착이 강했기에 현실주의, 인상주의와 같은 유럽적인 화풍 규정 방식으로 자신의 작품을 분류하는 것에 대해 거부하였다. 나 또한 프리다의 작품은 어떠한 화풍으로 규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프리다는 자신의 삶을 표현하기 위해 미술이라는 방법을 선택하였고, 자신의 고통, 아픔, 때로는 희망을 붓터치에 담아 자신의 삶이라는 작품을 완성시켰다. 프리다의 그림은 그 누구를 위해서도 아닌 자신을 위해서였다. 프리다와 그녀의 작품은 다른 누군가의 시선에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생각으로 알려지고 표현되어지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녀가 죽기 전 썼던 마지막 일기의 문장 "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에서 드러나는 그녀의 희망처럼, 앞으로는 프리다가 그림 속에서 표현되었던 신체적, 정신적 고통 속에서 벗어나 진정한 희망을 찾아 벌새처럼 날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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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사진출처]
구글 이미지
인쇄매체 오시연 비평단
E-mail : ocean9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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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3'

안태희님의 댓글

안태희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을 처음 보았는데, 무서우면서도 담담히 슬픈, 왠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체념한 듯한 눈빛이 많이 외롭게 느껴집니다. 또 자화상의 각 구성요소와 작은 표현에도 프리다 칼로의 감정과 상황이 담겨져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지금까지 자화상을 포함한 그림을 볼 때 별 생각 없이 보고 지나쳤는데, 앞으로는 다양한 그림들을 볼때 작가의 의도를 알아보고,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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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빈님의 댓글

황유빈

프리카 칼로의 생애를 알고 나면 그의 작품들이 더 강렬하게 다가오는것 같아요. 저는 화려한 색채와 늘 응시하고 있는 있는 그림 속 모습을 인상깊게 봤는데 여기서 글로 다시 보게되니 반갑기도 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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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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