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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도 꽃은 피듯이 -말기 암 치매 아빠와의 76일

말기 암 치매 아빠와의 7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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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정 비평단 Posted19-07-06 21:48 Comments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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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가족에게 소홀하던, 아니 아버지에게만 유독 소홀하고, 대하기 어려웠던 이 책의 작가이자 책 속 주인공의 이야기다.

어렸던 그녀의 세계에서는 아버지란 존재가 온 세상을 다 덮을 정도로 커다란 존재였다. 중고등학생 때의 그녀에게 아버지란 그저 가족이지만 친하지 않고 대하기 어려운 존재였다. 서울로 올라와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가장을 위해 돈 벌며 자신의 인생을 버린 아버지는 그런 딸을 원망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았다.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은 마치 수평선처럼 계속 이어져 온 것이다. 그녀가 성인이 되어서 가족의 기둥이 되어주셨던 아버지의 병을 전화로 통보받았을 때, 마치 나무가지처럼 늙고, 병든 아버지를 보았을 때 그녀는 후회란 감정을 느낀다. 아버지를 피하고 어색해하던 그 모든 감정들이 약 10년간 모이고 끈끈하게 응축되어 나 자신이 아닌 아버지께 돌아간 것 같았을 것이다. 아버지는 담암이였다. 더불어 치매증상도 있었다. 알지도 못하는 병이 아버지를 갉아 먹고 있었다. 길면 6개월 짧으면 3개월인 그녀의 아버지의 수명은 시한폭탄처럼 시간이 지나갈 수록 죽음에 가까워져가고 있었다.

  그녀는 변화를 원했다. 그녀의 가족들도 변화를 원했다. 아버지가 행복한 죽음을 맞이 할 수 있도록. 그녀의 언니는 직장을 그만두고 아버지의 옆을 지켰다. 치매였던 아버지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행동하였다. 그럴 때마다 언니는 장단을 맞춰 말을 꾸며내고 행동하였다. 그렇게 지내던 그녀의 아버지는 갑작스래 조용히 눈을 감았다. 몇 분 전까지 살아있던 온기가 돌던 피부와 아버지의 뛰어 오르고 있던 심장이 휴식을 취한 것이다. 영안실에서의 그는 차갑고 빳빳하게 굳은 몸으로 예쁜 흰색 수의를 입고 그렇게 화려하고 뜨겁게 타오르는 불 속에 들어갔다. 한 사람의 인생이 그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린 것이였다. 남은 거라곤 그가 살아있다고 증명하는 뼛조각들 뿐이였다.


읽으면서 계속하여 눈물만 나왔다. 감정이입을 쉽게하는 편도 아니고 영화보면서 한번도 운적이 없는 내가 눈물 콧물 빼며 이 책을 간신히 힘겹게 읽어냈다. 혼자있는 곳에서만 조용히 읽었다. 공감되었기 때문일까. 나에게도 아버지란 존재는 그렇게 와닿지 않았던 것 같았다. 서로 하루를 살아가는 시간대도 다르고 그와 내가 만든 추억도 어렷을 적이 다였다. 난 그녀와 같은 길을 걷고 있었던 것이였다.그 사실을 알게 되자 나는 순간 무서웠다. 아버지가 혹시 만약이라도, 신이 장난질을 한 것이라고 해도 생명을 갉아먹는 병이 걸린다면 난 과연 후회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녀의 책에서 죽음을 묘사할 때 소름이 돋았다. 장례식장에서 제사를 지낼 때  나는 많이 울었다. 한사람의 인생이 죽음이라는 시점의 변환으로 영영 볼 수 없다. 목소리도, 사람의 따듯한 온기도 밝은 웃음도 볼 수없다는 것이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했기에 더 서글펐다. 살아있기 때문에 죽어야만하는것이 죽어있는 것은 한 때 살아있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나 싶기도 했다. 말하지 못하는 짐승이여도 죽음의 가치와 슬픔을 아는데, 인간인 우리가 죽음을 옆에서 경험할 때. 수 많은 다양한 감정들 중 마음 속 깊숙히 존재하는 슬프고 괴로운 감정들이 한꺼번에 밀려와 우리를 덮친다. 나는 그 감정들이 무섭다. 그래서 죽음이 무서운 존재같았다. 더 이상 만나지 못한다는 그리움. 더 잘해주지 못했다는 후회감. 일상을 살아가면서 잠식된 감정들이 모습을 보인다. 죽음은 모두를 비참하게 만드는 운명이자, 한사람의 이야기를 끝내는 온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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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빈님의 댓글

황유빈

책표지와 잘 어울리는 내용인것같아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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