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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 기행을 읽고

추방당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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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유정 비평단 Posted19-06-16 17:52 Comments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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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의 노예무역, 식민지배, 지역 분쟁 및 세계 전쟁, 시장경제 글로벌리즘 등 몇 가지 외적인 이유에 의해, 대부분 폭력적으로 자기가 속해 있던 공동체로부터 이산을 강요받은 사람들 및 그들의 후손저자는 디아스포라를 이렇게 정의 내렸다.

근본은 팔레스타인 땅을 떠나 세계각지에 거주하는 이산 유대인과 그 공동체를 뜻하는 말으로 시작되었지만 유대인뿐만 아니라 이산의 백성을 포괄하는 단어로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

저자의 아버지는 여섯 살에 나이에 일본으로 내려왔다. 당시 1928, 일본의 문화통치가 진행되던 시대이다.

해방 후에 껌을 팔고 있던 아이들은 저자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갔다. 서로가 삼고 있는 모국은 같았지만 삶의 질은 전혀 달랐다. 그가 일본이 아닌 한국으로 돌아갔다면 껌팔이소년과 같은 생활을 하고 있을 거다. 그가 봤던 껌팔이소년은 해방 후 조선의 전형적인 모습이기 때문이다. 40년 동안 그는 외부에서 살았고 아직도 일본에 거주한다. 어쩌면 남아있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외부에 자리 잡은 디아스포라는 타국에서의 삶을 하여금 연상시킨다.

 

서두에는 한국과 조선을 혼돈하여 쓰면 안 된다고 말한다.

조선은 하나의 민족을 뜻한다. 수많은 나라에서 살아가는 코리안 디아스포라도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한국은 국가 자체를 보며 한국인은 한국의 국민을 뜻한다. 일본에서는 한일조약을 통해 조선 민족을 한국 국적으로 강하게 몰아넣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점은 조선 적을 가진 많은 재일조선인은 난민 취급을 당했다.

나는 일본이 식민통치를 인정하지 않는부분에서 화가 났다. 현재 일본에 거주하는 코리안 디아스포라는 대부분 식민통치와 관련 돼 넘어오게 된 사람들이다. 불완전한 상태에서 일본에 흡수된 사람들은 국가체제를 좋아하기 힘들다. 일본을 부정하는 사람들에게 한일정책을 운운하며 국적을 바꾸도록 강요했다. 저자의 아버지도 역시 한국 국적으로 바꾸었다. 역시 서경식은 한국 국적의 제일조선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어도 한국정부가 자신을 보호해 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에 세금을 내지만 일본조차 그를 보호하지 않는다.

 

식민지배로 어쩔 수 없이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만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기는 어렵다. 그들은 일본 국적은 아니지만 삶의 방식은 일본에 가깝다. 그들의 거주지와 직장도 일본이다. 한국과 일본 중 어느 곳에도 낄 수 없는 모습에서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올 것 같다.

해외를 나가려면 일반인의 몇 배를 고생해야하며 재입국 허가증이 없으면 일본으로 돌아올 수 없다. 모든 허락은 한국에 맡아야 한다. 국가에 대한 외부와 내부의 벽이 흐릿하지만 그만큼 힘겹다.

가장 감명 깊게 본 부분을 물어본다면 나는 프롤로그라고 생각한다. 그의 아픔이 무덤덤하게 묻어있으며 디아스포라에 대해 다가갈 수 있는 척도가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책 한 권을 읽는다고 한 소수자의 생을 결론 짓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디아스포라의 삶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 책을 읽으면서 불안정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첫 번째 여행지는 런던이었다. ‘죽음을 생각하는 날다소 자극적인 제목이었다. ‘죽음을 생각한다는 말은 다수의 디아스포라만의 생각일까. 그 속에 담긴 서경식의 마음일까. 단언할 수 없지만 전자라고 생각한다.

인적이 드문 글래스고는 자연만이 사람을 반기는 조용한 도시이다. 서경식은 강한 서풍과 짙은 먹구름을 보면 이곳에서 죽고 싶어진다고 말한다.

하이게이트로 가서 마르크스의 무덤을 갔다. ‘마르크스라는 독보적인 인물은 사실상 하이게이트의 사회 안에서 그렇게 유명하지 못했다. 그 안에서는 단순한 망명자 중 하나였다. 디아스포라는 능력이 뛰어나도 인정받지 못하는가. ‘능력 있는 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가지는 게 아닐까?’

저자는 사회운동과 문화운동을 참여하지만 그들이 자신을 필요로 하는지 불확신 했다. 지역 참정권은 물론 투표권까지 행사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그의 글이 사회에 울림을 주는지 회의감이 들었다. 아마 런던의 창문을 바라보면서 고뇌하는 기분이 드는 말이다. 자살이 홀가분한 일이라고 정의될 때 말한 이의 착오일까 아니면 사회의 무지일까.

 

대한민국 속 광주. 디아스포라인 서경식은 광주가 여행이 되었다. 민주화 운동을 하던 형들은 많은 고문이 끝난 후 출소했다. 몸의 상처는 가득했지만 마음은 여전히 굳건했다. 소 후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며 형들은 더욱 바쁘게 움직였다고 한다. 형과 추억을 만들고 싶었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던 필자는 초조해졌다. 그래서 방문하게 된 곳이 바로 광주였다.

광주는 내가 사는 지역과 가깝게 위치한다. ‘5.18 민주화 운동와 많은 고문을 당했으며 민주주의의 근원지가 되는 곳이다. 안타깝게도 유적지를 자주 방문하지는 않다. 거리가 가까울수록 소홀한 법, 일본에 거주하는 조선인도 역사를 배우는데 나는 그 보다 무지했다. 그저 배우려고 노력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가. 내가 어느 나라에 소속 되어 있고 어떤 학교를 다니는 지는 확실하다. 그런 소속 개체 속에서 인정받지 못할 때의 회의감은 더욱 고조된다. 나는 어려서인지 아직 사회의 불합리함을 심하게 겪어보지는 않았다. 간혹 다름이 화살이 될 때 그런 감정을 느낄 뿐이다. 그럼 나는 누구인가. 공동체가 나를 원하지 않으면 소속할 이유가 있을까. 필요성을 따지게 될 때 가슴속에서 아픔이 느껴졌다.

그럼 서경식은 누구인가. 객관적으로 볼 때 그는 일본 교토에서 재일조선인 2세로 태어나 많은 문학상을 수여받고 현대법학부 교수라고 불려진다. 다시 한 번 접근하자면 한일 디아스포라인 동시에 내부적 소속을 가지지 않았다. 어릴 때 또래 아이들이 죠센이라고 말할 때 특히 그렇다. 단순히 인격을 폄하하는 정도가 아니다. 배척 시켜버리는 말이다.

디아스포라는 직업을 선택할 때도 어려움을 겪는다. 공무원과 고위관직은 생각 하지도 못한다. 사회가 디아스포라를 피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그런 직업을 가지고 싶지 않다며 그는 자존감을 지켰다. 그러나 현재 현대법학부 교수까지 오른 그를 볼 때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 되었다. ’일본 사람이 아닌 디아스포라의 시각에서 바라볼 때 말이다.

눈부시게 밝은 빛은 주위를 어둡게 한다. 한 가지 사실에 치우치면 논점이 불균형하게 형성된다는 말이다. 여러 창작가들이 문학과 예술작품을 창작하지만 단순히 이 정도를 보고 전체까지 알 수 없다. 식민주의의 파훼로 재일조선인은 당시에 떳떳한 이름조차 말하기 어려워졌다. 이런 삶조차 밝은 빛으로는 보여주기는 힘들었다.

 

펠릭스누스바움 전시관의 유대인 증명서를 들고 있는 자화상이 기억에 남았다. 작품 속 남자는 쫒기는 순간까지 한 종이를 가지고 있었다. ‘유대인이라는 표식을 하는 외국인등록 증명서다. 둘러싼 심문자 앞에서 그는 종이를 손에 들며 말했다.

 

너야말로 누구냐

 

디아스포라의 안타까운 특징이다. 초반에는 나라의 소중한 국민인 마냥 대우해주었다. 민족 간의 통합을 유도하며 변화를 요구했다. 그러나 원하던 일을 손에 얻자 태도가 바뀌었다. 유대인을 배척하려는 행동, 폭력적으로 함몰시키려는 모습과 같았다. 쫓기던 유대인의 행동은 그의 마지막 자존심을 대변했다.

서경식은 이 모습을 유대인만 포함되는 말이 아니라 다수의 망명자, 디아스포라의 자화상이라고 했다. 증명서를 몸속에 무조건 소유해야 하는 디아스포라의 삶이다.

조선 민족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일본으로 망명 됐다. 보호받기도 힘들지만 의무도 다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디아스포라의 고됨이 느껴진다.

저자는 tv에 이 작품에 대한 설명을 했다. 그림과 똑같은 포스를 하며 영상을 찍었지만 모두 편집되고 말았다. 제작팀은 이 작품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마 영원히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다. 디아스포라가 되지 않고는 말이다.

 

교도소 안 사람들은 외부와 단절되어 있다. 면회를 무척이나 반긴다. 1,2분은 그 속에서는 아주 큰 시간이다. 형들은 민주화운동 때문에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정치범이라는 죄목이었다. 서경식은 형들을 만나러 간혹 교도소로 갈 일이 생겼다. 그러나 음침한 기운과 껄끄러운 느낌이 섞인 두려운 곳을 누가 가고 싶겠는가. 특히 몇 살 차이 나지 않는 형에게 가던 면회는 특히 힘든 과정이었다.

사회에서는 민주화운동이 발발하던 상태였다. 특별면회는 당국에서 얻고자 하는 조건이 있을 때 발생되었다. 교도소 당국은 서경식을 불러 기자회견을 막아달라고 부탁했다. 열정을 가진 형들을 당국에서 막기 어려워서다. “자신들의 의견을 가족의 희망이기라도 한 것처럼 동생인 내 입을 통해 형에게 전달하려고 한다.” 보이지 않는 강요이다.

작가는 교도소에서의 감정을 싫은 느낌이라고 지칭하였다.

 

그 어떤 도움의 손길도 기대할 수 없을 때, 실존의 점멸 속에서 완료된다.” 아메리의 말이다. 고문 집행자의 강도의 따라 죽을 수도 있다. 고문장은 창문도 없고 빛도 잘 들어오지 않는 곳이다. 누군가의 고통의 시간을 우리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브뤼셀안의 고문장이다.

김하일은 외국인등록증에 찍을 지문이 없다. 한센병에 걸려 손가락의 감각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양쪽 눈이 실명 되었다. 글을 보는 눈도, 점자를 읽을 수 있는 손가락도 잃었다. 그는 구리오 요양운에 격리되어 고독한 삶을 살았다. 형은 전사했고 주변에 가족도 없었다.

그는 일본어로 점자를 배우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감각이 남아있는 혀를 사용했다. 종이는 끈적해지고 침으로 흥건해졌다. 찢어지는 것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혀를 사용하는 방법은 너무 힘들었다. 괴로운 과정을 거치며 읽다보면 혀 끝에서 피가 터졌다. 조선어 점자를 배우고 민족사를 읽었다. 환경이 그를 벼랑 끝으로 몰아놓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낳은 결과이다.

 

디아스포라는 종이 한 장과 스탬프가 없으면 이동을 할 수 없다. 해외로 떠나게 된다면 재입국허가서 없이는 돌아올 수 없다. 당연하게 생각 할 수 없는 문제다. ‘여권이나 비자도 아닌 그들만의 종이를 받으며 얼마나 불합당한 차별을 받아왔는가. 디아스포라 존엄의 체감이 의문이다.

국제 사회의 변화에 따라 타국으로 이사를 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자리의 문제나 새로운 삶을 목적으로 자진적인 디아스포라가 된다. 이들은 마음만 먹는다면 자국으로 돌아와 살 수 있으며 경제적 요건도 충분하다. 그러나 이 책에서 다루는 디아스포라는 조금 달랐다. 책의 표지에 적힌 추방당한 자의 시선에서도 알 수 있듯 사회에서 배제 되어있는 소수자라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저자를 포함한 디아스포라의 형태는 일제강점기의 아픔에서 잉태 되었다. 결국 후자인 제국주의로 인해서였다.

선진국의 땅 놀이로 소수자는 늘어났다. 점차 많아진 소수자로 디아스포라의 범위도 커졌다. 본인의 의사도 없이 타국에 사는 사람들은 어떨까. 흔들리는 자아와 우울한 감정은 더욱 그들을 힘들게 하였다. 디아스포라의 시각으로 보려고 노력한다면 그들을 비하하는 단어를 현저히 사라질 것이다. 더 이상 국가 간의 분쟁은 없어야한다. 디아스포라를 이해하고 도와줘야한다.

책을 덮어도 그들의 인생자체를 외면할 수는 없다. 인권을 운운하는 단체는 많지만 디아스포라의 인권을 돕는 사람들은 별로 보지 못한 거 같다. 이미 지친 그들을 물질적으로 돕기는 어렵지만 한 번쯤 같이 앉아 삶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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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출처]
서경식-디아스포라기행
[사진출처]
구글
인쇄매체 조유정 비평단
E-mail : tean2004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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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3'

황유빈님의 댓글

황유빈

디아스포라는 처음 듣는 개념이데 알게되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인권단체 중 저도 한번도 디아스포라를 돕는 단체는 보지 못한거 같습니다. 아마도 추방당한 사람들이면서 소속되어 있지 못한 만큼 존재감이 없기 때문이겠지요. 배제되어 있던 사람들인 만큼 그들의 이야기도 잘 알 수 없었는데 이 책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글이었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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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원님의 댓글

김예원

디아스포라. 외면받는 약자들이군요. 주위에 '디아스포라' 라는 용어를 아는 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 궁금합니다. 디아스포라를 양산한  이들의 후손들은 마땅히 조상의 과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얼마 전 읽었던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에서 등장한, 제국주의의 아프리카 식민화와 여전히 아프리카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식민 지배가 떠오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책도 언젠가 꼭 한번 읽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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