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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의 의미

숨결이 바람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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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서윤 비평단 Posted19-04-28 23:47 Comments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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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나이는 이제 열 여섯살이다. 아직은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살아 온 날이 너무나 짧은,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 아니,소녀라는 표현이 더 적합한 나이다. 

'숨결이 바람 될 때'의 저자 폴 칼라니티도 신경외과 수련의로 혹독한 7년의 과정을 마치고 전문의로써의 보장된 날들을 목전에 둔 36세에 죽음을 직면하게 되리라는 것을 상상이나 해 봤을까?
이국종교수님, 마종기 시인이자 의사선생님,이해인수녀님등 존함만으로도 우리에게 신뢰를 주시는 분들의 추천글을 통해서 그가 어떤 자세로 고통의 시간들을 견뎌냈을지 함께 느끼고 나누고 싶은 강한 끌림에 의해 책장을 열었다.


 대학에서 영문학과 생물학을 전공하며 문학,과학,생물학에 깊은 관심을 보이던 그가 이 모든 학문의 교차점에 있는 의학을 공부하고자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과학과 의학의 역사 및 철학과정을 이수한 후 예일 의과 대학원에 진학해 의학도의 길을 걷게 된다.

졸업 후 모교인 스탠퍼드 대학 병원으로 돌아와 신경외과 레지던트 생활을 하면서 박사과정 후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업적을 인정받아 미국 신경외과 학회에서 수여하는 최우수 연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의과 대학원에서 만난 아내 루시와 꽃길만이 펼쳐질 최고의 신경외과 교수자리가 목전에 와 있던 36세에 폐암 진단을 받게된다. 평소 의사로써 많은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죽음보다는 삶에 대해 긍정의 메세지를 전했던 그의 철학이 자신의 죽음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잘 투영된다. 젊고 활기차고 건강했던 수술실에서의 의사 칼라니티를 잠시 접어두고 자신의 삶에 찾아온 병마를 진지하고 담담히 마주하며 의사인 아내 루시와 함께 치료계획에 적극적으로 임하게 된다.항암제는 효과를 나타내는 듯 상태의 호전을 보이며 레지던트 생활을 지속하게 되지만 곧 암은 야속하게도 뇌로 전이 되면서 급속도로 진행하여 발병 22개월만에 생을 마감하게 된다. 칼라니티와 루시는 암진단 직전 시간에 쫒기는 레지던트 생활에서 서로에게 소홀해지며 결혼생활에 위기가 찾아 오기도 했었다. 하지만 루시의 에필로그에도 적혀있듯 암이라는 병마는 다시금 사랑을 확인하고 사랑으로 극복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칼라니티는 투병중에 자신의 죽음 뒤에 혼자 남겨질 아내가 아이로 인해 받을 고통과 행복을 진지하게 고려해 보고 최종 아내의 선택에 의해 체외수정을 통해 딸 케이디를 얻게된다. 뇌로 암이 전이되고 어떠한 치료에도 악화되어가는 상태에 칼라니티와 가족들은 인공호흡기로 생명을 연장 할 것인지 또한번 선택의 기로에 서게된다. 이제는 작은 희망의 끈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그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8개월된 딸 케이디와 아내 루시를 품에 안고 조용히,서서히 숨을 거둔다.


 공교롭게도 나의 장래 희망 역시 생명존엄의 근접점에서 삶과 죽음에 직접적으로 관여 하게 될 의사의 길을 가고자 한다.
의사의 길도, 죽음에 대해서도 아직은 불투명하고 먼 미래의 일이지만 어쩌면 나에게도 찾아올 수 있는 일이며 앞으로 내가 만나게 될 환자들의 이야기 일 수 도 있겠다는 생각에 더욱 깊이 빠져들게 되었다.

환자이면서도 의사이기에 누구보다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알고 있는 그에게도 암이라는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에 대해서는 점심이후의 미래에 대해서도 계획을 세울 수 없는 원망스러운 순간이 찾아오기도 하고, 조금이라도 후회없는 선택을 위해 끝없이 번민하면서도, 자신의 짧은 일대기를 분노와 원망보다는 잔잔한 필체로 있는 그대로를 그리며 삶을 마감하는 순간까지도 평온함을 잃지않은 그에게 존경심이 저절로 우러나온다.


 이 책은 폴 칼라니티의 유언과도 같다. 그는 이 책에 토마스 브라운경의 <의사의 종교( Religio Medici)>에서 "우리는 엄청난 투쟁과 고통을 딛고 이 세상에 오지만, 세상을 떠나는 일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라는 구절을 인용하고 있다.
그가 말했듯 삶은 너무나 짦은 '잠깐'이기에 지금 이 순간이 더없이 소중한 것이다.

비록 학업에, 진학에, 취업에 쉴새없이 휘몰아치는 세상의 풍파에도 우리는 존재의 이유와 삶을 대하는 자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숨결이 지나치는 바람을 타고 우리곁을 소리없이 떠나갈 때 평온하고 경건하게 맞이 할 수 있는 의연한 자세를 폴 칼라니티의 언어로 대신하고자 한다.
" 우리는 결코 완벽에 도달할 수는 없지만 거리가 한없이 0에 가까워지는 점근선처럼 우리가 완벽을 향해 끝없이 다가가고 있다는 것은 믿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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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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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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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매체 배서윤 비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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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원님의 댓글

김예원

폴 칼라니티, 처음 들어 보는 생소한 이름이네요. 삶은 죽음이 있기에 가치 있고, 또한 숭고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꼭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좋은 책 소개와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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