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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당신의 생각보다 한걸음 가까이에 있다

도시에서 죽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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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은 비평단 Posted18-11-30 22:22 Comments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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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인구의 과반수가 도시에 거주하는 요즈음, 우리 중 대다수는 병원에서 죽음을 맞는다. ‘도시에서 죽는다는 것’은 바로 그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소설로 착각하기 쉽지만 이 책의 저자는 전직 간호사다. 서울의 큰 대학병원 간호사로 근무했던 저자가 간호사 근무 시절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저술했다. 저자가 목격한 병원 속 죽음의 사례를 바탕으로 존엄한 죽음에 대해 언급하는 식이다.

 

 그렇다면 존엄한 죽음이란 무엇인가? 인생의 마무리를 어느 곳에서, 어떻게 맺는 게 좋은 선택일까? 죽음은 인생을 끝내는 과정인 만큼 중요한 과제이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두려운 존재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죽음에 대해 망각하며 살아간다. 중요한 만큼 계획이 필요한데도 ‘죽는다’는 그 자체에 대해서만 생각하려 드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은 ‘죽음’에 대한 상기를 불러일으킨다. 존엄하게 죽기 위해, 우리는 우리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을 때. 우리의 의사를 전할 수 있을 때 우리의 죽음에 대해 미리 정해둬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가장 강조하여 서술한 부분은 바로 CPR(심폐소생술금지동의서)과 관련된 부분이다. 심정지 후 심폐소생술을 실행할 것인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동의서다. 환자가 의식이 있을 때 동의서를 작성해 두었다면, 어려울 것은 하나도 없다. 정작 문제가 되는 건 CPR이라는 동의서가 아닌, 의견수렴이다. 당사자의 입장을 따라 결정하는 게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CPR에 대해 무지한 사람도 많다. 이들이 혼수상태, 심정지 상태에 빠지면 결국 동의서 사인 여부는 보호자가 결정하게 된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심폐소생술을 중지하는 게 쉽지 않다. 의료진의 만류에도 끝까지 환자의 생명을 잇고자 하게 된다. 그게 가족의 입장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끝까지 포기하기 싫은 마음. 책에는 보호자가 그 끈을 놓지 못해 환자의 몸에 상흔이 남는 사례가 실렸다. 환자는 다시 소생하지 못했고, 떠나는 순간 가슴팍에 피를 보고야 말았다.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를 답답해하는 우리도, 이와 다를 거라는 확신은 할 수 없다. 나라도 힘겨운 결정일 것 같다. 내 가족의 손을 놓는 기분일 것 같아서. 동의서에 사인하지 못할 것 같다. 제삼자인 의사는 동의서에 사인하기를 권한다. 여기에서 보호자와 의료진 사이의 갈등이 발생한다. 저자는 보호자의 편도, 의료진도 편도 들 수 없다고 말했다. 각자의 입장이 모두 일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이 CPR 및 기도삽관 등… 시술에 대한 동의서를 사전에 작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죽음을 멀리 생각하는 만큼, 일상에서 생각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래서 누군가의 마지막 순간이 가족과 의료진의 다툼을 지켜보는 것으로 끝날 수도 있다. 이걸 방지하기 위해 동의서의 사전작성이 필요함을 강조한 건 현실적이면서도 실용적이었다.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사실 시중에 의료진에 대한 직업정보, 의학용어에 대한 내용을 담은 서적은 많지만 이처럼 사례를 들어 설명한 책은 드문 것 같다. 특히 ‘존엄한 죽음’에 대해서 말이다. 죽음에 대한 생각을 일깨우고, 나와 타인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소재라 신선했다. 신선하면서도 현대인에게 적합한 내용을 담았다. 우리가 필수 지참해야 할 요소들을 담았다는 이야기다. 필자 또한 책을 읽으며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떤 죽음이 존엄한 마지막이 될지. 나는 어떻게 죽을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고민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가 어떻게 죽어야 할지 생각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걸 일깨워줬다. 아마 필자의 글을 읽고 책을 읽는 사람도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책의 사례로 나오는 환자들은 그 나이대도 다양하다. 도시의 병원에서 죽음을 맞는 이들은 대부분 노인일 거라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40대의 가장도 있고, 20대 여대생도 있고, 어린아이도 있다. 필자가 가장 안타깝게 읽었던 부분은 어린아이의 죽음이었다. 오래도록 병을 앓으며 많은 장치를 달고 있던 아이는, 죽어서야 부모 품에 안겼다. 이를 안타깝게 여기던 저자가 아이의 부모에게 장례식장까지 아이를 안아갈 수 있도록 조치해준다. 아이의 부모는 그렇게 죽은 자식을 안고, 예쁜 수의를 입혀 보냈다. 의료진의 대처가 돋보이는 사례였다. 저자는 끊임없이 자신의 행동에 반성하고, 제 손을 거쳐 간 환자들을 되새겨본다. 개선점을 찾고, 잘못한 점을 찾아 바로잡아야겠다 다짐한다. 그리고 이 부분은 저자가 가장 잘한 부분 중 하나였다. 물론 병원 내의 규율을 따르는 것도 좋지만 가족을 떠나보내는 보호자의 입장에서 저자의 대처는 큰 배려로 다가왔을 것이다. 조그마한 차이가 커다란 위로를 준다.

 

 사례를 통해 전달하는 만큼 대한민국 의료계의 문제점도 보인다. 노인 인구가 많은 시골 병원에는 장치라 할 만한 기구가 없다는 것, 중환자실은 침상이 부족해 있던 환자를 쫓을 판이라는 것. 의료계의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어 많은 사람이 읽어봤으면 좋겠다. 그럼 의료진에 대해 더욱 많은 이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사례를 통해 내 가족의 죽음, 나의 죽음에 대해 미리 생각해 보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그만큼 목적성이 뚜렷한 책이었다. ‘존엄한 죽음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 말 그대로 독자에게 존엄한 죽음을 선사하고 있었다. CPR동의서, 호스피스 병동.. 우리가 보다 존엄한 죽음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을 미리 제시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도시에 사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도시에서 죽는다는 것’을 접해봤으면 한다. 당신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 죽음은 당신의 생각보다 한걸음 가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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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출처]
직접서술
[사진출처]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083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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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 adc7374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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