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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체벌 금지법', "체벌과 학대의 차이가 뭔가요?"

'이상한 정상가족'을 읽고: '부모체벌금지법'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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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수 비평단 Posted18-11-20 01:26 View58회 Comments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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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자식 좀 때릴 수도 있지

 "부모가 자식 좀 때릴 수도 있지," "애들은 원래 맞으면서 크는 거야," " 맞으면 버릇 없어져," "나도 나중에 애들 체벌할 건데," "그땐 내가 좀 맞을 만 했어." 표현은 달라도 비슷한 말을 한 번쯤 하거나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이렇듯 부모가 자식을 체벌할 수 있다고, 훈육의 목적이라면 정당하다고 여기는 사람들과심지어는 권장하는 듯한 뉘앙스의 말이 흔할 정도로 체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관대하다. 하지만 이런 인식을 그대로 둬도 되는 걸까? '사랑의 매'라고 불리는 체벌은 '반인도적인' 학대와는 완전히 구분이 되고 아무런 관련이 없을까? 이미 금지된 '학교 내 체벌'과 달리 '가정 내 체벌'은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이 글이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체벌과 학대

 체벌과 학대의 차이점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하기에 앞서, 책 속에  등장했던 일화 하나를 먼저 소개하려고 한다. 한 엄마가 아이의 잘못을 훈육하려고 바깥에서 회초리로 쓸 나무를 구해오게 시켰다. (자신이 체벌을 당할 도구와 매 맞을 대수를 아이가 정하게 하는 것은 종종 부모님이 아이에게서 반성을 이끌어내고자 사용하는 훈육 방식 가운데 하나이다.) 한참이 지나 돌아온 아이는, 아무리 찾아도 나무를 구할 수가 없었다면서 대신에 자신에게 던지라며 돌을 내밀었다. 어른들은 체벌이 훈육이고 사랑의 매라고는 하지만 아이의 시각에서는 단지 자신을 아프게 하는 일에 불과했을 뿐이었던 것이다. 책에 소개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아이들은 체벌에 대해 '반성'과 같은 감정이나 '미안'하다는 감정보다는 '공포'와 같은 감정을 더 많이 느낀다고 조사되었고, 학대 사건들 가운데는 훈육을 목적으로 시작한 체벌의 강도가 강해져 끝내는 아이를 죽게 한 사건도 비일비재하다. 더불어, 책 속에서는 스페인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는데, 스페인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가정 내 부모의 체벌을 금지한 국가이지만, 과거에는 부모의 90%가 체벌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을 정도로 부모의 체벌에 대한 사회적으로 문제의식이 부족했다고 한다. 이런 스페인의 부모체벌 금지법 통과에 불을 지핀 것은 세 살 배기 아이를 때려 숨지게 한 부모가 그것이 훈육의 목적이었다는 것을 인정 받아 무죄로 풀려난 사건이었다. 스페인에서는 체벌을 금지한 이후에 학대로 인해 사망하는 아동의 수가 점차 줄어 현재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학대로 숨진 아이들의 사건에서, 주변에서 부모의 폭력을 알았음에도 그를 훈육의 일환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 도움을 주지 않다가, 혹은 부모가 훈육이라고 주장하여 개입하지 못하다가 끝내는 아이가 죽는, 참혹한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모든 체벌이 학대인 것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수 차례의 체벌로부터 지속적인 학대가 시작될 수 있고, 체벌의 관습으로 인해 학대가 숨겨질 수 있다면 체벌을 하는 일도 지양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과연 이런 상황에서 체벌과 학대의 명확한 구분을 요구하고 그 기준점을 마련한다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체벌의 교육적 효과

 그렇다면 체벌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적 효과 면에서는 어떨까. 위에서 언급했듯, 우선 아이들은 체벌로부터 반성이나 미안함의 감정은 잘 느끼지 않는다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도 가정 내 체벌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해봤다. 문항은 "부모님께서 ''에게 체벌을 가한 적이 있는지, 있다면 체벌로 인해 내 행동이 개선되었다고 느끼는지", "체벌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나중에 아이를 양육할 때 (훈육을 목적으로) 체벌을 할 것인지" 3~4가지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설문에 참여한 학생 대부분이 체벌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체벌을 당한 적 없는 학생들은 모두 체벌이 정당화될 수 없고, 나중에 체벌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반면, 체벌의 경험이 있는 학생들 중 자신의 행동이 개선되었다고 느낀 학생이 전체의 절반 가량이었음에도 나중에 체벌을 하겠다는 학생은 이 가운데 3분의 1 정도에 불과했다, 자신의 행동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느낀 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체벌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물론 소수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만큼, 통계적으로 크게 의미 있는 수치는 아니겠지만 체벌의 교육적 효과가 주변 친구들의 경험상 미비하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여기에서 짚고 넘어갈 것은 책에서 체벌은 교육적으로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을 뿐만 아니라 체벌로 인해 내 행동이 개선되었다라거나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 체벌을 경험했고 체벌에 찬성하는 이들의 주장에 대한 반박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체벌에 있어서 사랑의 매라는 논리는 체벌을 행사하는 사람의 논리일 뿐이고, ‘내가 맞을 짓을 했다거나 그로 인해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는 것은 체벌을 행사하는 사람, 즉 부모를 신뢰하고 의지하는 입장에 있는 체벌 당하는 자녀들이 부모를 실망시키는 것이 두렵고 자신에게 향하는 부모의 사랑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에 상대의 논리를 내면화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하나의 예시를 드는데, 자동차 안전벨트가 없던 시절을 겪은 이들 중 아무도 안전벨트가 없었던 덕분에 내가 안전하게 자랄 수 있었다고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체벌을 당하며 자란 이들은 부모의 체벌 덕분에 내가 괜찮은 사람이 되었다가 아니라 부모의 체벌에도 불구하고 나는 괜찮은 사람이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이다. 만약 위에 언급한 것처럼 체벌이 반성이 아니라 공포를 이끌어낸다면, 부모로부터 사랑 받고자 하는 마음에 상대의 논리를 내면화하는 과정에 불과하다면, 이는 교육적 효과가 아니라 협박이나 강요에 따른 것이나 체벌을 행사하는 사람의 횡포라고 보는 편이 타당하지 않을까.

 

이제는 그만둘 때

 이처럼 체벌은 학대의 원인이 되거나 학대를 감출 수단이 되고, 교육적인 효과도 거의 없는 수준이며, 아이들에게 공포감만을 심어줄 뿐이고 폭력에 대한 민감성을 약화시킨다. 이미 여러 나라들에서 체벌을 금지하고 있고, 이런 법규가 단지 체벌만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아동학대를 근절하는 효과까지 갖는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벌 금지 법안이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그 이유를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가족주의에서 찾고 있다. 사회가 맡아야 할 책임까지 경제성장이라는 이름 하에 가족에 떠넘김으로써 가족이라는 공동체의 결속력이 지나치게 강해졌고, 특히 육아나 훈육의 역할을 가정이 대부분 수행하면서 아이들에 대한 부모의 소유권 의식 또한 강해졌다는 것이다. 이렇게 아이를 부모의 소유물로 여기는 경향 때문에 아이를 학대하는 부모도 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고 온 경찰에게 우리 집 일인데, 내 아인데 무슨 상관이냐따위의 소리를 해대도 별다른 제재를 가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면서. 이제는 체벌도, 체벌을 부모의 권리나 훈육을 위해 필연적인 것으로 여기는 일도 그만두어야 한다. 가정 내 약자인 아이들을 보호하고 정말로 더 나은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하는 일의 일환으로, 가정 내 체벌을 근절해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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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출처]
<이상한 정상가족>
[사진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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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매체 김혜수 비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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