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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상황에 놓인 우리, 어쩌면 좋죠?

우리를 위한 따뜻하고 보드라운 작가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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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쇄매체 김남희 비평단 Posted18-08-31 23:23 View62회 Comments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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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몰라 몰라, 개복치라니’. 얼핏 보기엔 아무런 의미도 없고, 그저 말장난같이 보이는 이 문장들은 사실 박민규 작가의 소설 카스테라에 수록된 작품들의 제목이다.

작품들의 제목처럼, 이 책과 나의 만남 또한 독특한 이유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때는 올해 5, 나는 학교에서 우리에게 나누어 준 국어문제들을 풀다, 마지막 지문으로 소개된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를 읽게 되었다. 앞부분은 줄거리만 간략히 나와 있고, 중간 중간 생략된 부분도 많았지만 나는 글을 읽는 내내 어딘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문장은 어딘가 기이했고, 내용 또한 평범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런 문장들, 그러한 내용을 담은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를 읽으며 무언가를 느꼈다. 그것은 따뜻함과 공허함이 섞인, 이상한 여운이었다. 그렇게 나는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에 대한 추가적인 자료 수집을 시작했고, 결국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가 수록된 이 책, ‘카스테라를 사기에 이르렀다.

책을 읽으며 역시나 나는 지문을 읽던 그 때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내용을 찬찬히 읽고, 다른 이야기들도 읽어보며 나는 이 책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깊은 의미를 담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처음 읽을 때보다 더 길게 남은 여운은 나를 감동시켰다. 그래서 나는 오늘 카스테라에 담긴 10개의 작품들 중 하나의 작품에 대한 감상을 나누고자 한다.

 

1. 카스테라

 

우웅 우웅. 한 채의 공장이 내뿜을 만한 소음을 한 대의 냉장고가 내뿜고 있는 광경은-가관이라면 가관이고 장관이라면 장관이었다.

 

책의 첫 번째 이야기인 카스테라의 화자이자 주인공인 의 집에는 밤마다 미칠 듯이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냉장고가 한 대 있다. ‘는 냉장고의 소음을 줄이기 위해 어떻게든 무시하려 노력해보고, AS센터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심지어는 직접 냉장고의 역사, 원리, 구조에 대해 직접 공부하기까지 하지만 소음은 도무지 줄어들지 않는다. 그러던 중 의 이웃들에게서 냉장고에 물건을 넣어봐라라는 충고를 듣게 된다. 그래서 는 이웃들의 충고에 따라 냉장고에 무언가를 넣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맥주 캔으로 시작한 것이 이웃들의 충고를 들으며 점점 범위를 넓혀가기 시작하는데, 결국에는 냉장고 속에 모든 것을 다 넣어버리고 만다. 냉장고 속에 하나의 세계가 형성된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는 갑자기 시끄러웠던 냉장고가 조용해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쥐죽은 듯 잠잠해진 냉장고가 이상하다 느꼈던 는 냉장고의 문을 열어보고 소스라치게 놀라게 된다. 자신이 냉장고 속에 넣어두었던 모든 것들은 다 사라지고 카스테라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이 아닌가. ‘는 그 카스테라를 조심스럽게 들고 한 입 맛본다. 마지막에 는 카스테라를 부드럽고, 따뜻하다고 묘사하며 첫 번째 단편인 카스테라는 끝이 난다.

첫 번째 단편 카스테라는 황당한 전개와 알 수 없는 결말로 나를 당황하게 했다. 하지만 내용을 다시 생각해 볼수록 작가의 메시지는 명확하게 드러났다.

 

2. 카스테라, 그리고 우리

 

아무리 쉬쉬해도

언젠가 인간은 세상이 엉망이란 걸 알게 된다.

 

아무리 쉬쉬해도

결국엔 너구리가 있다는 걸 알게 되듯이.

-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작가는 이렇게 판타지에 불과할 것만 같은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먼저, 작품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우리 시대의 모순을 드러내는 인물들이다. 가정 경제를 책임 질 수 없는 아버지를 대신하여 어쩔 수 없이 지하철에서 푸쉬맨으로 일하는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의 주인공처럼 말이다. 그들은 직접 사회의 모순을 드러내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자신들보다 더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목격하기도 한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1인칭, 혹은 그 사람들이 그들보다 더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관찰자 시점에서 바라봄으로써 작가는 우리에게 우리사회의 모순점을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두 번째로, 작가의 유쾌한 문장력이다. ‘카스테라를 읽는다면 박민규 작가의 문장이 얼마나 유쾌하고 풍자적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엉뚱한 소재와 내용은 우리를 웃음 짓게 만들고, 정제되지 않은 듯한 거친 느낌의 문장은 해학성을 띈다. 박민규 작가는 이러한 문장들을 통해 자신이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카스테라는 박민규 작가가 사회를 바라보는 유쾌함 보고서이다. 그의 시각은 아주 따갑고, 풍자적이다. 이러한 그의 시각은 우리가 우리 사회를 한 번 돌아보게 되는 기회를 제공한다.

작가는 또한 독자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다.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와 같은 작품에서 주인공이 나름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을 보며 독자는 위로와 용기를 얻는다. ‘냉장의 세계에서 바라보면 부패한 우리 사회를 살아 갈 용기 말이다.

 

어쨌거나 그런 이유로 다음 세기에는 이 세계를 찾아온 모든 인간들을 따뜻하게 대해줘야지, 라고 나는 생각했다.

추웠을 테니까.

많이 추웠을 테니까 말이다.

-카스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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