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미디어비평        인쇄매체

장자

우주와 인생의 깊은 뜻

페이지 정보

By 인쇄매체 허광혁 비평단 Posted18-07-31 23:35 View67회 Comments3건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클립보드 복사

본문

북쪽 깊은 바다에 물고기가 한 마리가 살았는데, 그 이름을 곤이라 하였습니다. 그 크기가 몇천 리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이 물고기가 변하여 새가 되었는데, 이름을 붕이라 하였습니다. 그 등 길이가 몇천 리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한번 기운을 모아 힘차게 날아오르면 날개는 하늘에 드리운 구름 같았습니다. 이 새는 바다 기운이 움직여 물결이 흉흉해지면, 남쪽 깊은 바다로 가는데, 그 바다를 예로부터 하늘 못(天池)이라 하였습니다.” <장자> 내편 1편 소요유-

 

위 글을 한번 읽어보십시오. 어떤 종류의 글로 느껴지십니까? 전래동화? 희곡? 수필? 모두 아닙니다. 위 글은 놀랍게도 동양의 주류 철학 중 하나였던 도가를 대표하는 동양고전인 <장자> 내편의 첫 번째 장에서 발췌한 것들입니다. 여러분들에게 동양고전은 어떤 이미지입니까? 평소 동양고전을 읽을 일이 잘 없기는 하지만 저는 주로 무미건조하고 딱딱한 문장들이 생각납니다. 하지만 <장자>는 달랐습니다. 딱딱하고 건조한 단문보다는 긴 만연체가, 직설적인 설명보다는 수많은 은유와 우화로 <장자>는 구성돼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장자>를 쓴 장자는 누구이고, <장자>를 통해서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요?

 

장자는 누구인가?

 

장자는 중국의 고대 도가의 사상가로 이름은 주()입니다. ()에서 태어나서 제자백가 중 한 명이었던 맹자와 동시대를 살아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마천의 <사기열전>을 따르면 장자는 옻나무를 관리하는 직책을 맡았다고 합니다. 당시 사람들이 선망하던 직업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혼란스러운 정치판이 아닌 평화로운 자연 속에서 근무했던 장자의 경험은 <장자>에 고스란히 묻어났습니다. 아마 <장자>에 많은 우화가 나오는 것들도 그런 이유이겠지요.

 

 평화로운 자연과 달리 장자가 살아가던 시기는 춘추전국시대였습니다. 기존의 봉건질서가 무너져 온갖 권모술수들이 난무했고, 하룻밤 사이에 한 나라가 사라지는 시기였지요. 이런 사회적 변동기에, 많은 사상가들과 철학자들이 자신들만의 생각을 들고 세상에 쏟아져 나왔습니다. 조금 어려운 용어로 백화제방의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사상은 그 시대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대부분은 단순히 패권 경쟁을 위한 정책의 대안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서로의 사상가들과 통치자들은 서로만 옳다고 주장했고, 사회적 혼란은 지속되었습니다. 장자는 이러한 시대현실이 대도(大道)가 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절대불변의 진리인 도()를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서로의 편협한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자신들의 당위성만 내세웠기 때문에 온갖 사회적인 혼란이 발생했다고 장자는 인식했습니다. 그래서 장자는 이런 인위적인 제도와 분별지를 버리고 진정한 정신적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한 삶의 태도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장자의 사상은 앞으로 볼 <장자>의 주된 내용을 구성하게 됩니다.

 

앞에서 언급한 사기열전에서 사마천은 장자를 노자사상의 계승자 정도로 서술했습니다. 하지만 장자와 노자는 사뭇 다른 느낌의 사상가입니다. <장자>북쪽 깊은 바다에 물고기가 한 마리가 살았는데,...”와 같은 만연체로 시작하는 반면 노자의 <도덕경>도가도비상도 명가명비상명(道可道非常道 名可名非常名)이라는 도에 대한 짧고 엄숙한 선언으로 시작합니다. 내용면에서도 노자의 철학은 정치술에 중점을 둔 거시적인 철학이었던 반면, 장자는 개인의 수련과 탈속에 더 중점을 둔 철학자였습니다. 이런 점에서 노자와 장자의 사상을 묶어 도가라 부르는 것은 타당할지 모르나, 장자를 단순히 노자의 계승자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어보입니다.

 

<장자>, 장자 사상의 정수

 

 <장자>는 내편 7, 외편 15, 잡편 11권으로 총 33권인 책입니다. 그 중 내편이 비교적 오래되었는데 장자의 근본사상이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내편은 장자 본인이 직접 지었고, 외편과 잡편은 장자의 후학들에 의해서 저술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국시대 말기에 도가 사상갇들이 원본 <장자>를 편찬할 때, 이것을 장주(莊周)에게 가탁(假託)하여 <장자>라 명명한 것인 듯합니다. 내편의 1편은 소요유, 2편은 제물론입니다. 소요유와 제물론 장자사상의 가장 핵심적인 이론입니다. 정신적 자유를 얻어 자유롭게 소요하는 것을 가장 좋은 것을 여겼습니다. 이런 사람을 장자는 진인, 천인, 선인이라고 장자는 명명했습니다. 또 제물론에서는 사물들을 차별하지 않고 보는 제물을 경지에 오를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오늘날에 장자가 가지는 의의

 

서양의 개인주의 사상이 유입되면서, 우리 사회에 개개인들이 차지하는 위상은 크게 올라갔습니다. 개인들의 개성이 존중되었습니다. 분명 이런 사회풍조는 사회의 여러 가지 병폐들을 청산하는데 큰 기여를 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 또한 발생했습니다. 한 행동에 대한 판단의 기준이 사회전체에서 개인으로 바뀌면서 서로가 서로의 생각만이 옳다고 주장하고, 다른 사상들은 무시하는 사회풍조가 생기게 된 것이죠. 최근 생기는 수많은 갈등도 자세히 보면 서로의 사정과 생각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이 많습니다. 이런 시대 사회에 장자가 던지는 메시지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물은 모두 저것아닌 것이 없고, 동시에 이것아닌 것이 없는 것처럼 서로의 편협한 분별지를 버려야 합니다. 서로가 틀린 것이 아닌,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한 시선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분명 장자가 이야기하는 도는 평생을 공부해도 알 수 없는, 현묘한 무엇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자가 추구하는 그런 자세는 분명 오늘날에도 큰 가치를 가진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의회(www.youthassembly.or.kr),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출처]
<장자>, 오강남 풀이, 현암사
네이버 지식백과: 장자(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166247&cid=40942&categoryId=33739)
[사진출처]
네이버 책: 장자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4574)
인쇄매체 허광혁 비평단
E-mail : ma0605@naver.com
추천 0 반대 0

Comments '3'

김들림님의 댓글

김들림

서점에 갈 때마다 장자를 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이 가진 표면의 너무 딱딱한 이미지 때문에 쉽사리 집어들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비평단님의 글을 보니 정말 꼭 읽어봐야 될 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장자가 그 시대에 얘기 했던 것들이 어째서 오늘날 뜻을 가지는지 언급해주신 부분이 참 좋았습니다:) 좋은 글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 0 반대 0

사무국님의 댓글

사무국

<댓글 평가 결과>
① 분량 : 적합(2600byte 이상) ② 사진/이미지 및 본문 인용 : 적합(출처기재) ③ 내용 : 적합(재구성 및 본인견해)
* 만약 수정하신다면, 이메일로 재평가를 요청해주셔야 합니다.

<주의사항>
"비평단 소통" 게시판에 업로드되는 빨간색 중요 공지사항들을 꼭 확인해주세요.
타인의 글을 인용하실때는 저작권법에 위배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10줄 이상 인용시 무통보 삭제)
몰아서 쓰시는 글들은 활동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매달 꾸준히 작성해주세요.^^

추천 0 반대 0

문예찬님의 댓글

문예찬

안녕하세요 대학생 멘토단 문예찬입니다.

  먼저 글의 내용이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딱딱해보이는 장자라는 책을 필자의 관점에서 새롭게 재해석한 글은 쉽게 다가왔습니다. 물론, 장자를 이미 읽었기때문에, 글을 읽는 데 무리는 전혀 없었지만 글을 읽지 않은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특히, 장자의 주된사상이 상대주의, 또는 시각주의를 필자의 언어로 쉽게 풀어 설명하여 매우좋았습니다. 현대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가치를 함께 설명하여 장자의 사상을 현대의 관점에서 다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천 0 반대 0
게시물 검색
인쇄매체 목록

설문조사

~

활동 지원 상담

1544-8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