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미디어비평        인쇄매체

가장 많이 본 기사

<법은 얼마나 정의로운가>, 애매모호함 속 정확함을 찾아서

배부른 정의로움을 향한 분투의 집합

페이지 정보

By 인쇄매체 김민지 비평단 Posted18-02-04 15:05 View1,026회 Comments4건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클립보드 복사

본문

 법은 얼마나 정의로운가 

 

 세상에 잘한 일, 못한 일로 딱 잘라 구분할 수없다. 하지만 나에겐 정당하다고 생각한 일이 사회에선 부당한 행위라고 단정지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내가 막무가내로 정당하고 생각하는게 아니다. 그리고 나의 신념을 주장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가치가 충돌하게 된다. 예를 들면 연예인들은 사생활을 존중받을 권리를 주장하고, 사람들은 알 권리를 주장한다. 답은 없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저울에 두 가치를 올려놓고 어쩔 땐 한 쪽으로 기울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긴다. 더 이상 사람들에게 저울질을 맡기지 못하면 그 저울은 법원으로 간다.

 여러 관계들 속에서 문제가 생기면 법원으로 간다. 물론 그 문제가 정신과 재산에 타격이 비교적 커야한다. 꼬여버린 관계를 한 쪽 혹은 양 쪽에게 벌을 주면서 끝낸다. A가 B를 때린 경우엔 A의 잘못으로 판결을 내리면 되지만 만약 B가 먼저 때렸을 경우 상황이 바뀐다. 좀 더 복잡한 예시를 생각해보자. 자신의 배우자(혹은 여자친구, 남자친구)가 아파 생사를 가로지르는 중이라고 생각한다면,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의 대부분은 병원을 가야한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중 누군가는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아내를 병원으로 데려가지 않고 기도를 통해 치유되길 바란다. 그 사람 입장에선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당연히 비극을 불러일으켰다. 이 경우 판사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그의 종교의 자유를 보장할 것인가, 방조죄로 그를 처벌해야할 것인가. 둘 다 선택할 수없다.답은 하나다. 이 책은 그 답을 내가는 모습들을 담았다.

 총 19가지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인데, 그 중 인상 깊었던 질문과 답을 소개하려 한다. 난 내용을 읽기 전에 내가 질문에 답을 만들어봤는데, 책 내용에 비하면 얄팍하고 그다지 현명하지 않는 답들이었다. 그래도 혼자만의 세상을 책과 공유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다. 돌아가서 19개 중 1개를 꼽자면 '인간같지 않은 인간에게도 존엄성이 있는가?’였다. 잠시 자신이 판사라면 어떻게 판결을 내릴지 생각해보자. 나는 '없다고 믿고 싶지만 있다고 판결내리겠지...?’라는 대답을 책에 걸어놓고 읽기 시작했다. 여기서 작가는 두 가지의 가치가 충돌 할 때, 가치들을 계란에 비유한다. 껍질 벗긴 삶은 달걀을 한 병에 넣을 때 어떤 계란이 조금 눌릴지, 즉 어떤 가치가 양보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하지만 인간의 존엄성 만큼은 껍질 벗긴 삶은 달걀에 비유할 수 없었다. 흉악한 범죄자라도 그의 존엄성은 껍질 있는 날달걀이었다. 어떤 가치와 충돌해서 눌려선 안된다. 예스, 내 예상이 스치듯 맞았다. 하지만 턱없이 모호한 답이었다. 범죄자라고 확신되는 피의자라도 고문,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일을 막 해선 안된다. 최대한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한다. 따라서 피의자에게 고문 협박을 했던 경찰 두 명은 유죄선고를 받아야만 했다. 물론 낮은 액수의 벌금과 집행유예 때문에 그들의 행동이 잘못 되었음을 알릴 뿐 실질적인 죄를 매기진 않았다. 이 외에도 '예술은 무엇이고 예술의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되는가?', '우리는 얼마나 평등한가?', '국가는 테러리스트로부터 국민을 어떻게 보호해야하는가' 등 그에 대한 답을 배우지 않았지만 평면적으로 배운 내용에서 끄집어내 판결을 내리는 모습들에 감탄에 감탄을 했다.

  내용도 배울 것이 많았다. 하지만 작가가 글을 이끌어가는 모습도 배울만 했다. 그는 한 질문에서 2-4개의 에피소드들을 왔다 갔다하면서 알려주는데 하나도 헷갈리지 않았다. 만약 사건들을 병렬적으로 구성했다면 지루했을 구성을 그는 여러 에피소드를 오가며 설명해줘서 더 집중하며 읽었다.

 동생의 꿈이 법조인이라 법이나 범죄에 관련된 책들을 ‘표지만’ 봤다. 그러다 학교에서 배운 법과 정치 덕분에 법의 겉만 살짝 핥게 되었다. 그래도 한 번 공부해 봤다는 자신감으로 이 책을 집어들었는데, 학교에서 배운 개념들이 밑바탕으로 깔려있었다. 읽다가 ‘항소와 상고를 거쳐 대법원에서 패소하더라도 여전히 법원이 기본권을 해쳤다고 믿는 사람은 헌법재판소에 헌법 소원을 낼 수 있다.'를 보고‘배운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느꼈다. 저 문장을 읽자마자 내가 쓴 법과 정치 개념정리 노트가 차르륵 펼쳐졌다. 그러면서 항소, 상고, 헌재, 헌법 소원의 개념이 자연스레 내게 달라붙어 책을 읽게 했다. 내가 학교에서 법과정치 시간에 졸았다면 읽다 포기했을 책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끝까지 읽어내려가면서 좁쌀만한 지식들을 펑펑 터뜨려 주었다. 이 외에도 잠깐 조지 오웰의 소설 <1987>, 칸트가 주장한 '사람은 목적의 수단으로 쓰여선 안된다', 등 그저 책상에 앉아 흠입하던 지식들이 책을 읽는데 탄탄한 바탕이 되어주었다. 학교에서 법과 정치 배운 친구들과 법조계에서 일하는 것을 꿈꾸는 친구들에겐 특별히 더 추천하는 책이다.

 

 

대한민국 청소년의회 비평단 김민지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의회(www.youthassembly.or.kr),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출처]
법을 얼마나 정의로운가(폴커 키츠, 한스미디어)
[사진출처]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barcode=9791160070903#N
인쇄매체 김민지 비평단
E-mail : mjdream0411@naver.com
추천 0 반대 0

Comments '4'

사무국님의 댓글

사무국

<댓글 평가 결과>
① 분량 : 적합(35줄 이상) ② 사진/이미지 및 본문 인용 : 적합(출처기재) ③ 내용 : 적합(재구성 및 본인견해)
* 만약 수정하신다면, 봉사 신청하실때 재평가를 요청해주셔야 합니다.

<주의사항>
"비평단 소통" 게시판에 업로드되는 빨간색 중요 공지사항들을 꼭 확인해주세요.
타인의 글을 인용하실때는 저작권법에 위배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10줄 이상 인용시 무통보 삭제)
몰아서 쓰시는 글들은 활동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매달 꾸준히 작성해주세요.^^

추천 0 반대 0

최미진님의 댓글

최미진

저도 요즘 법에 되게 관심이 많은데 한번쯤 봐도 좋을 거 같은 책입니다 내용도 흥미로워 보이고요! 좋은 정보와 함께 좋은 글 써주셔서 잘 보고가요!

추천 0 반대 0

김들림님의 댓글

김들림

이 글 덕분에 좋은 책 하나를 알아갑니다! 이 책을 읽었을 때 김민지 비평단님께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되었는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 수 있게 글을 써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글의 첫 부분에는 조금 더 이목을 끌만한 서론을 고려해보신다면 더 많은 사람이 이 글을 읽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인권법에 관심 있는 제게 유익한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천 0 반대 0

박주은님의 댓글

박주은

저도 어려서 부터 법에 관한 책들은 걷표지만 보고 지나쳤었습니다. 이 글을 보고 법에 관한 책을 깊게 읽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 글이였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추천 0 반대 0
게시물 검색
인쇄매체 목록

설문조사

휴지통 없는 화장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018-09-10 01:00 ~ 2018-09-30 24:00

활동 지원 상담

1544-8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