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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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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쇄매체 김지윤 비평단 Posted18-02-01 01:27 View453회 Comments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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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교보문고 >


이성은 깨어있으면서도 감성에 몸을 꼼짝하지 못하는 어느 날 밤. 외로운 밤, 이 책은 읽는 이를 나락까지 떨어지게 만들어 신기하게도 가쁜 숨을 차분하게 해주었다.

 

 

 

책은 베로니카가 죽기로 결심하는 부분부터 시작한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베로니카는 두 남자친구로부터 수면제를 구해 한 알 한 알 삼킨다. 쓰러진 그녀가 눈을 뜬 곳은 빌레트라는 이름의 정신병원. 베로니카가 자살을 시도하면서 심장에 문제가 생겨, 길어야 닷새를 살 수 있다는 얘기가 정신병원에 퍼진다.

정신병원에서 보기 힘든, 젊고 아름다운데도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베로니카의 등장은 마리아, 에뒤아르 등 다른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삶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많은 사람들이 삶이 힘들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누구나 각자의 방법으로 행복하거나 슬픈 감정을 느낄 것이라 생각한다. 원인이 무엇이든, 방식이 어떠하든 사람들은 함께 웃음과 울음을 공유하기에 위로하고, 위로받는다. 설령 공유하지 못하더라도, 내 곁에 나를 이해하려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 살며시 미소 지으며, 그렇게 서로에게 기대어 산다.

이렇게 다정하게 느껴지는 말이라도, 때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상처주고 숨 쉬는 것조차 답답하게 한다.

 

 

숱한 자기계발, 성장, 심리치료와 같은 키워드를 지닌 책들이 있지만 때로는 너무 과해서 독자들이 온전히 공감하지 못한다. 사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어떤 독자이든 어떤 인물에게든 100% 공감하지는 못할 것이다. 서로 공감하고, 공감하지 못하는 것들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점이, 이 책이 독자를 더욱 현실적으로 위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작가는 인물의 생각을 서술하기는 하지만, 그 사람을 이루는 모든 것들을 억지로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 인물의 생각의 흐름을 따라 자연스레 그들의 과거와 마음을 읊는 것이다. 베로니카 역시 그녀가 반복적이고 무의미한 삶을 살았고 그 때문에 자살을 선택했음은 드러나도, 그녀와 부모님의 관계나 남자친구와의 관계 등을 구체적인 사건으로 나타내지는 않는다.

때로는 극단적인 행동을 막아주는 것이 아주 사소한 글귀나 툭 던진 친구의 말이듯이 사람이 선택을 할 때는 원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렇지만 그런 요소들을 일일이 짚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그 사람을 드러내고 알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두는 점이 최고의 장점이자 독자를 위로해준 가장 큰 이유이다.

 

 

제목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만 보면 베로니카가 죽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가 주를 이루고, 조금 더 과하게 보자면 결국은 독자들에게 죽지 말라는 이야기를 건네며 끝맺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떤 측면에서는 제목부터 죽기로 결심한다는 부분이 자극적일 수도 있지만, 이미 제목에 언급했기에 독자들에게 어느 정도의 각오를 심어주어 자신이 가장 절망스러웠던, 한편으로는 죽음에 대해 무감각해진 때로 돌아가게 한다.

그런데 제목에 대한 내용을 기대하고 책을 읽기 시작한 사람들에게는 처음에는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다. 첫 장면이 자살이라니. 대부분의 내용은 정신병원 빌레트의 생활이니까 차라리 빌레트라 제목을 지었다면 어땠을까 고민해보았는데, 너무 평범하고 일반적인 제목이 될 수도 있었겠다. 처음에는, 아니 지금도 제목이 이 책을 잘 드러내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또 빌레트 같은 일반적인 제목이었다면 사람들의 손길을 탔을까 싶기도 하다.

 

 

자살을 시도하고 베로니카의 의식이 끊기자, 파울로 코엘료가 갑자기 등장한다. 좀 당황스러웠다. 이게 필요한 부분일까.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 소재를 어떻게 찾았는지가 드러나있다. 장점은 베로니카가 의식이 끊기고 치료를 받고 빌레트에서 깨어나기까지 그 시간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는 점이다. 또한 자살을 시도한 베로니카에게 지나치게 이입된 감정이 갑작스런 파울로 코엘료의 등장으로 다소 누그러지고 진정된 상황에서 뒷내용을 읽을 수 있다. 저자가 작가의 말 등으로 넣지 않고 굳이 본편 중간에 넣고 싶었다면 위치는 그나마 적절했겠지만, 만약 본인이 유명한 작가가 아닌데도 중간 중간 본인의 이름을 넣으면 독자들이 어떻게 바라봤을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이미 다 나았는데도 정신병원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는 모임인 형제클럽. 빌레트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오지만 일단 들어오면 병이 낫더라도 다시 사회에 나갈 수 없는 시스템이라는 얘기를 한다. 그게 빌레트 보안에 허점이 있어도 환자들이 탈출하지 않는 이유이자 밖으로 나간 사람들이 빌레트로 돌아오는 이유라는 것이다. 정신병자라는 이유로 허용되는 것들, 정신병자라는 혹은 정신병자였다는 이유로 받는 시선들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책이 끝나가면서 적어도 4명이 세상에 발을 딛게 되는데 빌레트 사람들 뿐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다시 한 번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이 책은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대강 영화를 훑어보았지만 책만큼의 감동이 밀려오지는 않았다. 오직 베로니카와 에뒤아르, 두 사람의 관계에 집중하고 마리아나 제드카 같은 사람들의 속내가 전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이고르 박사가 기대한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의문스러울 정도로 베로니카 역의 배우가 나이가 많았다. 에뒤아르도 그가 무너졌을지언정 기존의 어느 정도 지적인 이미지는 있어야하는데 그게 드러나지 않아 아쉬웠다.

 

 

짚고 넘어가지 못한 부분이 많다. 베로니카가 다량의 수면제가 몸에 반응하기 전 잡지에 투고한 글, 에뒤아르 앞에서 한 베로니카의 자위, 베로니카와 에뒤아르의 각각 피아니스트와 화가라는 예술적인 꿈, 마리아의 변호사 생활과 변호사로서 바라보는 아담과 이브 이야기, 이고르 박사의 비윤리적이라 비판받을만한 연구 등등. 짧은 비평문에서 다루지 못해 안타깝다.

 

 

장황한 서론에서 말했듯,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라는 책을 본인은 매우 인상 깊게 읽었다. 읽는 사람의 마음가짐과 읽는 당시의 상황이 책에 대한 평가에 매우 영향을 끼치는, 내면을 자극하는 책이라 함부로 누군가에게 추천해주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쯤 책에게 마음을 털어놓아도 되지 않을까. 

 

 

 

자료출처

-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mallGb=KOR&ejkGb=KOR&orderClick=LEB&barcode=9788982817427#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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