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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지대 파괴하는 ‘답정너’ 심의, 이제 그만

방송통신위원회 셀프 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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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치부 이희진 기자 Posted18-04-15 02:04 View374회 Comments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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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사무처 직원으로 하여금 청부민원을 하도록 강요한 사실이 수면 밖으로 드러났다. 4기 방심위 감사 과정에서 밝혀진 일이다. 그간 정치심의와 편파심의 의혹을 꾸준히 받아온 이들은, 기존 오명에 더하여 청부 민원, 셀프 심의라는, 결코 유쾌하지 않은 별명을 얻게 된 것이다. 일반인의 명의를 빌려 민원을 대리 신청해 온 팀장급 직원인 씨는 지난달 19일 파면되며 결국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6년 여간 접수된 46건의 민원이, 그가 방송심의기획팀장으로 근무하는 과정에서 친인척 등의 명의를 빌려 자체 신청했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대부분 전대 정부의 심기를 거슬리는 프로그램을 제재하기 위한 것으로서, 이 중 33건이 법정제재(19건)와 행정지도(14건) 처분의 사유로 밝혀졌다.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국산 헬기 수리온 실전 배치 기념식' 보도, 2015년 'KBS 광복 70주년 특집 방송' 등이 대표적으로 적발된 민원 사례이다. 본 사안들은 대부분 정치적으로 민감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방통위가 해야 할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정부의 사냥개 노릇을 자행해 왔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에 대해, 바른 미래당의 신용현 의원은 20일 성명을 내어, "타인 명의를 빌려 셀프 민원, 심의를 한 행동은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심위의 근간을 흔드는 일" 이라며, 이는 언론을 기득권층이 가진 힘으로 길들이고자 하는 목적성을 갖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 방심위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시스템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며, 이를 위한 여야의 협치를 강조했다. 

 

헌법 11항과 2항에 명시되어 있듯이,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며 국가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성향과 사고방식이 제각기인 모든 국민이 한 데 모여 의견을 나누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책으로, 선거를 통해 선출된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의견을 대변하여 정책을 논의하는, 이른바 대의 민주주의가 확립된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이들이 국민의 뜻에 적합한 정책을 실현시키고 있는지, 주어진 권력을 사리사욕을 위해 남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여부를 시시때때로 감시하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 이와 같이 흔히 발생하는 정치권력과 일반 국민 사이의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한 중간지대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언론이다. 이것은 곧, 민주주의가 확립되고, 정치에 깨어있는 국민이 증가할수록 언론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번 감사를 통해 밝혀진 사태는, 이러한 언론의 자유를 특정 권력 집단의 사사로운 이익 추구를 위해 침해했다는 점에서 중차대한 문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문제가, 파면된 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그간 방송 심의 기구가 정부 산하에 있어 독립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국민이 아닌 권력의 대변자 역할을 해 온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 이는 단순 개인의 자질 문제가 아닌 전 국가 차원의 적폐라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제도는 방송 심의 위원에 대해 일말의 청문회나 능력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부적합한 인사가 임명되는 경우가 허다하고, 이것은 곧 부정부패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때문에, 이미 한국 사회 내부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폐단을 청산하기 위한 실질적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심의 기구의 독립을 통한 객관적이고 자유로운 환경 조성이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청부 민원 제기는, 일부 민원이 제대로 된 본인인증을 거치지 않은 점을 수상히 여긴 이들의 추궁으로 인해 발견되었다는 풍문이다. 우연한 기회로 적발되지 않았다면 언제까지 국민의 눈을 속여 왔을지 모를 일이다. 사건의 진상 규명을 맡은 담당자는, 이를 중대한 범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K 씨의 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와 동시에, 그간 정치심의와 편파심의의 오명을 써 왔던 방심위가 신뢰를 회복할 첫 걸음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의 개혁에 대한 의지를 내비추기도 했다. 그러나 단 한명의 책임을 물어 오랜 적폐가 해소될 수 있을지 만무하다는 점에서, 이는 지극히 추상적이고 모호한 발언이다. 신뢰를 회복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은 좋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마음만으로 사회의 전반적인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언행일치라는 말이 있다. 믿고 맏길 수 있는 중간 지대로서의 정치인, 언론인이 되겠다는 허무맹랑한 말은 접어두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첫 단추부터 다시 끼워야 한다. 국민들 또한 손 놓고 기다리며 이들에게 비난만을 일삼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주권자로서의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촛불 집회 이후 한국 헌정사를 흔들어 놓았던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되며 그 어느 때 보다 국민의 권위가 향상된 시기가 아닌가. 높아진 위신만큼이나 달라진 국민의 정신을, 단결된 마음과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할 시기이다. 이는 적극적인 자세로 원인 규명을 촉구하고, 구체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주체가 국민이 되어야 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방통위 역시 개인과 정부의 자질만을 운운하며 본질적인 문제를 외면할 때가 아니라, 어떠한 권력의 강제력 앞에서도 소신을 지켜나갈 수 있는 단체로서의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한민국 청소년 의회 정치부 기자 이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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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출처]
아시아뉴스통신, '셀프민원'은 언론길들이기, "방송법 개정 등 시스템 바꿔야", http://www.anewsa.com/detail.php?number=1292959&thread=11r02
[사진출처]
미디어뉴스, 방통심의위 '셀프심의' 파문 김팀장은 꼬리다,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9221
정치부 이희진 기자
E-mail : hjin9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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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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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윤님의 댓글

김채윤

보통 청소년들이 잘 모르고 넘어가기 쉬운 문제를 지적해주신 좋은 기사였다고 생각합니다. 민원이라는 것은 순수한 의도로 개선을 목적으로 제기되어야 하는데 여기에도 셀프 민원과 같은 조작의 문제가 있다는 것은 반드시 개선되어햐 합니다.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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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진님의 댓글

이희진 댓글의 댓글

누구나 아는 이슈를 새로운 시각에서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 소개하는 것 또한 저희의 본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좋은 피드백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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