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사라져가는 서울의 역사
바꾸는 것과 보존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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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도시적인 서울에서 근현대의 모습을 담고 있는 을지로는 젊음과 옛스러움이 어우러져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그곳 을지로 한가운데에는 이곳에서 탱크도 만들 수 있다는 농담이 붙여질 만큼 최대 40년 이상의 기술공 업자들이 모여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2014년 서울시는 세운상가 일대에 대한 세운 재정비 촉진계획을 변경해 수립하면서 을지로 일대를 분할하여 재개발을 촉진하고 세운상가는 보류구역으로 분류해 재정사업으로 발표하였다.
하지만 제조업 밀집 지역에 주거비율이 90%까지 상향되고 종묘의 역사 경관에 미칠 영향을 판단해온 문화재위 심의를 벗어나면서 빠른 속도로 주상복합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을지로에 뿌리를 내린 많은 상인들은 반발했다.
오랫동안 삶의 터전을 내린 이들을 수용하기에는 터 없이 부족한 시설들이었기 때문이다.
2019년 3-1, 3-2, 3-4구역의 재개발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이곳에 있던 약 400가구의 업체는 강제퇴거를 당했고 이후 서울시는 건너편 LH가 소유하고 있는 부지에 임대상가를 지어 상인들을 입주시키겠다 발표했지만 실제로 입주할 수 있는 가구의 수는 80여 대뿐이었다.
이곳의 상인들도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청계천 일대의 소상공인들은 “일방적인 재개발을 중단하고 민관 협의체를 구성하라”며 시위를 펼쳤고 여러 시민단체들도 서울시의 정책에 반발했다.
예술인과 시민들이 중심이 된 ‘청계천·을지로 보존 연대’는 2019년 1월 17일 서울 중구청에서 ‘청계천·을지로 재개발 반대 총궐기 대회’를 열어 2만 1043명의 서명을 담은 ‘재개발 반대 성명서’를 서울시와 중구청에 전달하며 재개발에 대한 반대 시위를 펼쳤다.
이에 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을지로 일대 재개발과 관련하여 많은 우려와 질타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서울의 역사와 시민들의 추억이 담긴 곳은 당연히 보존돼야 한다”며 “이미 밝힌 바대로, 을지로 일대 재개발과 관련해 보다 자세히 살펴 전면 재검토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효과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을 뿐더러 낡은 것은 무너뜨리고 새로운 것을 지어버리는 폭력의 방식은 아직도 바뀌지 않은 상태이다.
서울의 도시화가 시작된 이후 을지로는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문화를 이루었다.
소규모 사업체들이 협력망을 이루어 여러 물품들을 대도시에서 만들어내고 높은 빌딩들 사이에 시간이 멈춘 듯 60년대 서울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 곳이다.
서울을 방문하는 많은 여행객들은 이렇게 말한다.
“높은 빌딩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많은 옛 건물들이 독특한 방식을 이루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문화를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은 서울 뿐이에요.”
이처럼 여행객들의 눈을 사로잡는 낡은 건물이 우리에게는 더럽다는 인식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낡은 것은 새로운 것으로 바꾼다’는 재개발의 추진 정책이 과연 을지로에도 적합한지, 우리가 바꾸고 있는 것이 과연 건물 뿐인지 우리는 을지로를 통해 재개발의 이면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한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87880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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