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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하고 때리고 갑질 ... 다시 막지 못한 경비원의 죽음

상습적 폭행과 막말, 여전한 경비원 '보호의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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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수인 기자 Posted20-06-26 14:21 Comments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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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의 경비원이 올해 4월 말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진 한 주민의 상습적 폭행과 폭언 등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해 다시금 사회가 분노로 들끓었다. 서울 강북 경찰서 조사에 따르면 경비원 최희석씨(60)는 오래전부터 이어진 극심한 폭행과 폭언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던 와중에서도 자신을 도와준 해당 아파트 타 주민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감사를 표하는 자필 유서와 함께, 그간 자신이 가해 주민으로부터 겪어야 했던 여러 갑질들과 그로 인한 심리적,정신적 고통에 관해 호소하는 음성유서까지 남긴 것으로 알려져 또 다시 시민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경비원 故최희석씨를 죽음의 벼랑 끝으로 내몰아간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은 해당 아파트의 입주민 A씨로, 지난 20일 강북경찰서는 A씨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10시간이 넘는 조사가 이루어졌지만, A씨는 자신의 혐의를 전면으로 부인하며, 오히려 자신도 피해를 입은 쌍방폭행 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경비원 최씨의 폭행 피해 진단서에 의하면 그는 코뼈가 부러져 내려 앉을 정도로 심한 안면부 폭행을 당했고 발가락 골절 뿐만 아니라 뇌진탕 증상까지 보여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은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최씨가 입원 중이던 상황에서도 전화를 걸어 '산으로 끌고가 때리겠다', '죽여버리겠다' 와 같은 폭언을 이어나간 것으로 확인되었다.

6년 전 경비원의 분신 기도의 악몽, 결국 우리는 끊어 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러한 아파트 경비원의 억울한 죽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확히 6년 전, 서울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경비원 역시 지속적인 '갑(甲)의 횡포'를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자차 안에서 인화물질을 뿌려 분신을 기도한 사건이 아직도 시민들의 머릿속에 고스란히 기억되어 있다. 당시 경비원 이씨 역시 주민 A씨의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폭언과 인격 모독을 견디며 일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쯤 되면 하나의 '연례행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는 여전히 '을'의 처지에서 심리적 고통을 받고 있는 경비원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 '2019년도 아파트 경비노동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참여자 304명의 평균 연령은 67세였고 '입주민으로부터 갑질 등 부당한 대우를 경험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25.7%가 부당대우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머슴주제에'. 이번 강북구 아파트 경비원 최씨가 주민 A씨에게 가장 자주 들었던 폭언이다. 물론 아파트의 각종 환경과 시설등을 책임지고 관리해 주시는 경비원을 단지 내에서 마주칠 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주민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몇몇 비상식적이고 인간 이하의 인격을 가진 몇몇 사람들이 그들의 인격을 존중치 않고 그저 한낱 몸종 혹은 머슴처럼 취급하며 인격을 모독하는 행동들을 서슴치 않는 사례들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 이 시각에도 아파트의 각종 시설들을, 더 나아가 주민들의 편안한 주거를 책임진다는 사명감 하나로 하루하루 성실히 자신들의 몫을 다 하지만, 그저 하찮은 존재로 여겨지는 '갑질의 사각지대'에 놓여져 있는 경비원들이 여전히 많다.

사건 그 후, 우리는 진정한 변화가 있었을까.

6년전 압구정동 아파트 경비원의 극단적 분신 사건이 일어난 후 아파트 주민들의 반응은 다소 싸늘했다. 큰 사회적 물의를 겪은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대부분이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심지어 특정 입주민들은 해당 사건으로 인해 집값이 떨어질까 봐 전전긍긍 했다고 한다. 이모 씨가 사망한 이후, 해당 아파트 경비원들이 집단으로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를 상대로 사과를 요구했으나, 입주자 대표회측은 주민 한 개인의 문제이므로 대표회가 사과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 나아가 사건 이후, 해당 아파트 경비원들이 전원 해고될 처지에 놓였으며, 이에 대해 주민들은 아파트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사회 논란거리의 하나로 만든것에 대한 다분한 조치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번 경비원 최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대하는 아파트 입주민들의 태도는 눈에 띄게 다른 듯 보였다.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던 적지 않은 수의 입주민들은 경비원 최씨가 A씨에게 수차례 폭행이나 폭언의 피해를 당한다는 사실을 인지한 후, "경비원에 대한 비상식적 요구는 갑질"임을 강조하며 긴급 대책회의를 여는가 하면, 최씨가 A씨의 폭행으로 상해를 입자, 앞장서 입원을 돕고 최씨의 곁을 밤새 지키기도 했다. 불행하게도 일부 주민들의 도움에도 불구,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견딜 수 없던 최씨는 극단적인 선택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경비가 맞아 억울한 일 당해 죽는 사람 없게 꼭 도와주세요' 경비원 최씨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마지막 음성 유서에 호소했다.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지난 25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아파트, 대형건물 등에 대한 '갑질행위 특별신고기간'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갑질 피해의 당사자인 아파트 경비원과 관리인 뿐만 아니라 이를 목격한 주민들의 신변과 익명성을 철저히 보호한다는 조건 하 오랜시간 뿌리뽑지 못했던 주민 갑질 행위에 대한 실태를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변화의 시작임은 틀림 없다. 6년전 압구정 아파트 관리인의 분신기도, 그리고 이번 강북구 아파트 경비원 최씨의 비극적 선택, 우리는 앞서 두차례의 비극을 결구 막지 못했지만, 이러한 사건들을 통해 변화의 필요성과 개선의 시급함을 느끼고 더 많이 바꿔 나가야 한다. 앞서 말했듯, 이러한 실태조사와 신고 등은 변화의 발판에 불과하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용기를 낸 시민들의 의지가 헛되지 않게, 강경한 대응과 처벌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가 그저 보여주기식의 사태 수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사회적 대응책과 정책 마련으로 이어져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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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주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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