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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영화 '12 Angry Men'의 배심원제도가 한국에 도입된다면? -국민참여재판-

국민참여재판제도, ‘온전한 정착을 위한 해답’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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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상매체 황윤아 비평단 Posted18-02-02 19:09 View102회 Comments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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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2 Angry Men(12인의 성난 사람들)’ 포스터 = NAVER 영화]

 

 

 

  이 흑백 영화는 96분의 러닝타임 동안 거의 한 장소만 비춘다. 그곳은 자신의 아버지를 칼로 찔러 죽인 혐의를 받는 한 소년의 재판에 참여한 배심원단의 논의가 한창인 한 방실이다. 약 100분간 열댓 명의 주인공들은 오직 담화만을 이어간다. 그것은 소년이 Guilty(유죄)인지 Not Guilty(무죄)인지에 대한 담화이다. 법정공방에 관심이 없는 관람객들은 이 영화에 대해서 '100분을 버리는 다양한 방법의 하나'라는 우스꽝스러운 평가를 할 수도 있다. 유죄 대 무죄가 11 대 1에서 0 대 12으로 변하기까지 배심원들이 끊임없이 논쟁하고 토론하는 것으로 모든 장면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는 법조인을 꿈꾸는 학생으로서, 배심원제를 있는 그대로 그려낸 것 밖에 연출에 노력을 가하지 않은 이 영화가 오히려 교육적으로 또, 교훈적으로 다가왔다. 영화의 소재인 미국의 배심원제는 한국에도 '국민참여재판제'라는 이름으로 존재한다. 이 영화의 메시지인 '배심원제의 부조리함'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한국의 국민참여재판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국민참여재판제와 배심원제의 허와 실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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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2 Angry Men(12인의 성난 사람들)’ 스틸컷 = NAVER 영화]

 

 

 국민참여재판은 민주적 정당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사법제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에 따라 2008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국민참여재판제도는 형사재판 중 합의부 관할 사건, 살인, 강도, 강간 등 중범죄 사건을 대상으로 하며, 피의자가 원할 때 행해진다. 또한, 배심원단은 무작위로 선정되며, 만장일치를 원칙으로 유무죄를 평결한다. 그러나 권고적 효력만을 가질 뿐 구속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국민 참여에도 불구, 유무죄 여부와 형량에 대한 판결은 여전히 판사의 몫이다.

 

 우리나라보다 국민참여재판제도를 앞서 시행한 미국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미국에서는 배심원제도를 채택하는데, 우리나라와 크게 대조되는 것은 두 가지이다. 먼저, 적용 대상 사건이다. 민사 사건의 경우 원고와 피고 중 한쪽에서 배심 재판을 희망할 경우에도 시행되고, 형사 재판의 경우 또한 헌법에 따라 배심원에 의해 재판받을 권리가 보장되어 자유롭게 행해진다. 둘째로는, 평결의 구속성 여부이다. 판사가 배심원단의 유무죄에 대한 평결을 따르며, 형량은 법적 논거에 따라 주체적으로 결정한다.  

 

 국민참여재판제도에서 주목할 것은 아무래도 배심원단의 구성이다. 철저히 법적 논거를 따라 진행되는 재판에서, 검사와 변호인이 벌이는 법정 공방을 철저히 검토하여 최대한 합리적인 법적 작용을 내놓는 것은 본래 법률 지식이 해박한 재판장의 몫이다. 그렇기에 일반 국민 중 무작위로 선정된 배심원단이 얼마나 논리적인 사고 절차에 따라 의견을 표명할지는 의문이다. 진실로 그들 ‘나름’의 논리가 피의자의 유무죄 여부와 더 나아가 법적으로 규명되는 진실을 결정하게 된다. 법률 비전문가로서 검사나 변호사의 화려한 언변이나 감정적 호소, 혹은 법정의 위압적인 분위기에 휩쓸려 주관적인 감정에 따른 결정을 내놓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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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2 Angry Men(12인의 성난 사람들)’ 스틸컷 = NAVER 영화] 

 


 일차적으로 법원에서 무작위로 배심원이 가능한 인원을 뽑아 후보자를 추리고 선정 기일 날 최종 배심원을 선정한다. 배심원 선정은 후보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배심원으로서 부적격자가 포함되었는지를 알아보고 최대한 공정하게 배심원단을 구성하기 위함이며, 이 과정에서 검사와 변호사 또한 양측에 유리한 배심원단을 구성하려 한다. 그의 목적으로 검사와 변호사는 이유를 밝히지 않고 배심원 후보를 네 명까지 기피(제외) 할 수 있는 ‘무이유부기피선정’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배심원단의 성별, 나이, 직업, 신념 등에 따라 양측이 피력하는 주장이 어떻게 그들에게 전달될지는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검사와 변호사는 그에 따라 배심원단을 구성하려 할 것이며 이는 곧 양극의 재판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그 예로 1995년 풋볼 선수 OJ 심슨의 재판이 배심원제도의 문제점을 이야기할 때 자주 인용된다. 그는 자신의 전처와 전처의 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배심원 재판을 받았다. 그러나 결정적 물증에도 불구하고, 백인 경찰의 흑인 심슨에 대한 인종차별이라는 변호인단의 변론과 ‘다수의 흑인 배심원’이라는 장치의 작용으로 그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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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법원 공식 마크 = 한국일보]

 

 

 미국의 배심원제도에 비추어 보아서라도, 국민참여재판제도에는 검사와 변호인 간의 유죄 협상 제도인 플리 바기닝(자백감형제)의 심화나 치명적 오판, 법적 논리에서 비껴가는 비합리적인 공방전의 대두 등의 문제가 도사린다. 물론 국민의 판단을 수용하는 이 제도는 국가에 행사하는 국민 권의 확대로 직접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도, 공공 법률 지식 교육의 강화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또한, 국민의 상식과 사회적 이념을 받아들여 꾸준히 변화하는 사회의식을 포용하는 결과를 낼 수도 있다. 그러한 맥락에서 딱딱하게 굳어진 법적 사고를 이완하고 혹시 모를 사법에 뻗치는 외부 힘의 작용을 방지하여 투명한 재판을 이룩할 수도 있다. 또한, 앞의 극단적 예시를 방지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미국과 다른 양상으로 비교적 제한적이고 절차상 까다로운 국민참여재판을 유도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가 최선책이 아닌 이유가 있다. 까다로운 절차에 드는 시간과 경제적 노력, 불편이 지나치게 크다고 호소하는 국민이 있다. ‘그러한 불편을 감수함에도 배심원단의 평결이 그저 권고에 지나지 않는 제도가 과연 진정한 국민의 참여를 의미할 수 있는가’하는 국민의 물음이 있다.
 
 국민참여재판제도는 민주적인 이상에 근거한다면 마땅히 시행되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온전히 법률 전문가들에 의해 이끌려온 지난 70년간의 대한민국 사법체계에 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큰 무리가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제도의 시행을 둘러싼 많은 혼란과 요동치는 여론의 어려움을 감수해야 한다. 정답은 없다. 정답에 가까운 해답을 찾기에는 많은 신념과 가치들이 부딪힌다. 그렇지만 민주주의의 실현과 발전이라는 보편적인 이상을 시작으로 시행된 제도라면 앞으로의 불편을 감수하고 제도를 꾸준히 보완, 개발해 가는 노력을 들여야 함은 불가피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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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출처]
[네이버 웹툰] 동네변호사 조들호 (해츨링 작가)
: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546625
[네이버 지식백과] 국민참여재판 [國民參與裁判] (두산백과)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269415&cid=40942&categoryId=31721
[네이버 지식백과] 국민참여재판 [國民參與裁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572453&cid=46625&categoryId=46625
[NAVER 영화] 12인의 성난 사람들
: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3440
[서울고등검찰청 공식블로그 운주당이야기] 미국의 배심원제도와 우리나라의 국민참여재판제도
: https://blog.naver.com/hpros/10167604426
[사진출처]
영화 '12 Angry Men(12인의 성난 사람들)’ 포스터, 스틸컷
: [NAVER 영화] 12인의 성난 사람들
: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3440
법원 마크
: [한국일보] 동아대 前 총장, 직원 퇴직금 일부 미지급 징역형
: http://hankookilbo.com/v/f641e2fd103c42efb3f353d1e2959e0b
영상매체 황윤아 비평단
E-mail : hoom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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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

김하영님의 댓글

김하영

국민참여재판이 웹툰이나 드라마에 종종 나오던데, 그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해주시고 이에 대한 여러 논점도 잘 짚어주신 것 같네요.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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