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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으로부터 인간을 구원하는 방법, <메이즈러너 : 데스큐어>

면역인과 비 면역인, 모든 인간 생명의 가치의 동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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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상매체 이산 비평단 Posted18-01-25 17:46 View306회 Comments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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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영화 '메이즈러너: 데스큐어' 메인 포스터>

 

 

  <메이즈 러너 : 데스 큐어>는 주인공 ‘토마스’의 시선과 감정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영화다. 참여하는 모든 인물의 시선을 보여주기에는 인물이 너무 많고 각각의 사연도 깊다. 그래서 영화는 주인공 '토마스'의 시선을 빌려 각 인물의 사연 중 필요한 부분의 서사만 선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토마스가 극 전체를 아우르며 모든 인물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니 토마스의 행동에서 당위성이 사라지는 경우가 생기고 또 사건 전체가 토마스의 감정선을 따라 움직이니 개연성이 사라지거나 연출이 주제에 깊이 접근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 모든 게 ‘주인공=토마스’에 너무 집중해서 생긴 일이다. 만약 영화가 민호를 비롯한 다른 글레이드인의 감정에 조금만 비중을 양보했다면 극의 아쉬운 부분이 많이 해소되지 않았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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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영화 '메이즈러너: 데스큐어' 스틸 이미지> 

 

 

  영화 초반, 에바 페이지와 트리사의 대화에서 알 수 있듯이 토마스는 위키드에 있던 시절에 ‘예정된 종말을 늦추고 있을 뿐’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이렇듯, 메이즈 러너 시리즈는 세계가 ‘종말’을 피할 수 없다는 전제로 시작한다. 태양에서 발생하는 폭발 현상인 ‘플레어’로 인해 지구는 화염에 휩싸였고, 생명체가 살아남을 수 없는 가혹한 환경으로 변했으며, 남은 인구 사이에는 플레어 바이러스가 돌고 있다. 자연적으로 면역인 세대가 출현하긴 했지만, 기존 세대의 죽음은 피할 수 없게 되자, 기존 세대의 어른들 중 몇몇은 ‘위키드’라는 조직을 구성하여, 면역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인류를 위협하는 플레어 바이러스의 치료제 개발에 몰두한다.

 

위키드는 기본적으로 어른들의 집단이다. 플레어 현상 이후에 태어난 면역인 세대들은 플레어 현상을 겪어본 적이 없지만 위키드는 이를 겪고 내면에 죽음의 공포를 갖고 자란, '죽음은 곧 종말'이라 생각하는 세대들이다. 그들은 ‘인류를 죽음으로부터 구원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생존을 우위에 두는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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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영화 '메이즈러너: 데스큐어' 스틸 이미지> 

 

 

  트리사는 위키드의 사고방식을 학습하며 유년기를 보낸 위키드의 후계자라고 할 수 있다. 그녀의 기억은 어머니와의 이별에서 출발한다. 소중한 어머니는 플레어 병으로 끔찍한 죽음을 맞이했고, 위키드는 그녀에게 ‘네가 어머니를 살릴 수 있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기존 세대가 가지고 있는 죽음에 대한 공포는 트리사에게 일종의 책임으로 작용했고, 그녀는 자신과 위키드가 하고 있는 일이 ‘세상을 구원하는 일’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토마스의 세상은 달랐다. 그의 기억 또한 어머니와의 이별에서 출발하지만 트리사의 기억과는 크게 다르다. 비 면역인인 토마스의 어머니는 아들을 안전한 구역으로 데려가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최종방어선까지 아이를 데려간다. 그리고 작별의 순간까지 아들에게 사랑의 말을 남긴다. 이렇듯, 토마스가 태어난 세상에서 모든 사람은 누군가에게 사랑 받는 존재, 동등한 존재들이다. 비 면역인의 사연은 안타깝지만 면역인들의 생존권과 행복 추구권은 반드시 보장 되어야 한다는 주관을 확립한 토마스에게 위키드는 타인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죄악일 뿐이다.

 

 

 

 

  <메이즈 러너> 시리즈는 그동안 철저하게 토마스의 시선과 감정에 의존해왔다. 전편 <스코치 트라이얼>까지 러너들의 처절한 생존을 위한 투쟁을 비추며 토마스를 옹호하던 세계는 시리즈의 마지막인 <데스큐어>에 이르러 토마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네 선택은 무책임한 방관이 아니었는가?’ 이 질문은 뉴트의 죽음으로 나타난다. 토마스는 면역인의 생존과 행복을 택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비 면역인의 생존 가능성을 부정해왔다. 토마스는 자신이 옳다고 믿어왔지만 뉴트의 죽음과 직면하면서 이러한 한계를 자각한다. 소중한 사람의 죽음은 토마스와 트리사를 동등한 위치에 놓았고 토마스는 마침내 트리사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즉, 토마스의 답은 해결책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트리사의 답이 옳았던 걸까? 잰슨의 토마스 구금은 트리사의 신념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네 선택은 오만과 독선이 아니었는가?’ 트리사는 철저하게 ‘죽는 사람’의 비극에만 집중하는 인물이다. 토마스가 비 면역인의 죽음을 방관했듯이 트리사도 면역인의 희생을 방관했다. 게다가, 트리사는 이러한 한계를 자각하고 있음에도 자신의 행동이 옳다고 믿어 왔다. 이러한 트리사의 신념을 부정하는 것은 잰슨이다. ‘새로운 세상은 우리가 선택하는 사람만이 살아남은 이상적인 세계일 것이다.’  비로소 트리사는 위키드의 행보가 독선과 오만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트리사는 비 면역인인 소중한 사람을 잃어서 위키드에 합류했지만 위키드가 희생시키려 하는 사람은 트리사가 사랑하는 토마스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희생시켜야 하는 모순 앞에서 트리사는 마침내 인간 생명의 가치가 동등함을 깨닫고, 비록 자신의 의도는 선했더라도 모든 사람에게 선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다. ‘그건 토마스의 능력이야. 아무도 그걸 빼앗을 수는 없어.’ 결국 트리사의 답도 해답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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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영화 '메이즈러너: 데스큐어' 스틸 이미지>


 

  위키드의 실험에 의해 글레이드에 보내졌던 아이들을 보자. 면역인 아이들(알고보니, 비 면역인 아이들도 섞여 있었다.)은 기존의 본인에 대한 기억을 모두 잃은 채 글레이드 안으로 보내졌다. 위키드는 오로지 치료제를 개발할 목적으로 아이들을 죽음의 공포 한 가운데에 몰아 놓았다. 아이들은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 함께 협력하고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그들만의 규칙을 만들어 왔다. 그들은 항상 자기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타인을 배려한다. 그것이 자신과 친구들 모두를 살리는 길이고 설령 자신이 죽더라도 동료들의 기억에서 잊히지 않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그들만의 규칙은 ‘희생’의 정신을 철저히 따르고 있다. ‘그리버에 찔린 경우 다른 친구들에게 해가 가지 않도록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혹시 스스로 결단할 수 없다면 강제로 추방한다.’ 이 잔인하고도 매정한 규칙을 아이들이 거부하지 않는 것은 그것이 타인을 위하는 길임을 모두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벤을 미로로 추방하거나, 윈스턴에게 총을 건넨 것과 같은 것이다. 그렇게 아이들은 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였고 죽음 위의 가치에 접근해 있었다.

 

 

 

 

  비록 플레어 바이러스로부터 인류를 완전히 구해내기는 힘들게 되었지만, 죽음으로부터 인간을 구원하는 방법이 바로 여기에 있다. ‘희생’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아이들이 만든 글레이드의 규칙과 영화 <데스 큐어>의 곳곳에서 드러나 있다. 뉴트는 글레이드인의 일원으로써 희생의 규칙을 철저히 따르고 있었고, 그의 가치관에 따르면 죽음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혈청 확보에 주력하는 토마스와는 달리 자신의 생존에 집착하는 모습을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유언을 작성하는 등 스스로 죽음을 미리 준비하는 모습을 보인다. 죽음을 앞둔 채 시간이 얼마 남아있지 않던 그는 자기 삶에 의미 있는 일, 바로 사랑하는 친구 민호를 구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 뉴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정작 그가 두려워했던 것은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잊혀지는 것이었다.

 

영화 전체가 토마스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니, 뉴트의 이러한 깊은 뜻이 처음에는 토마스에게 와 닿지 않았을 것이다. 토마스는 그저 자신의 신념에 한계를 직면한 것이 혼란스러울 뿐이다. 이야기가 마무리 지어지기 위해서는 주인공인 토마스가 납득을 해야 하므로, 영화는 트리사를 희생시킨다. 토마스는 민호가 혈청을 구하러 가는 순간, 뉴트가 어째서 고맙다는 말을 하며 웃을 수 있었는지를 모른다. 최종 방어선에서 자신을 떠나보낸 어머니가 어떻게 마지막 말로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있었는지 모른다. 다친 토마스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다 결국 트리사가 죽음을 맞이한 순간, 그녀가 왜 웃었는지를 모른다. 그리고 민호는 어떻게 자신을 고문한 트리사를 구하기 위해 손을 뻗을 수 있었는지 토마스는 모른다. 하지만 뉴트의 마지막 편지와 빈스의 연설, ‘이곳은 우리가 쟁취한 삶이다. 여기에 오기까지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고 이곳(바위)은 그들을 잊지 않기 위한 장소이다. 죽음보다 더 두려운 것은 잊혀지는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듣고 비로소 토마스는 깨달음을 얻는다. 죽음은 곧 종말이 아니며 희생을 통해서 삶은 이어지고 살아남은 사람은 희생한 사람의 삶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을, 살아남은 사람들이 희생자들을 계속 기억하고 또 최선을 다해 살아나가며, 희생자들이 그랬듯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타인을 위해 노력한다면 그들은 죽어도 결코 죽은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민호는 자신을 위해 희생한 뉴트의 이름을 바위에 새긴다. 프라이팬은 글레이드에서의 헌신적인 대장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알비의 이름을 새긴다. 갤리는 자신이 희생시킨 척을 잊지 않기 위해 척의 이름을 새긴다. 모두가 자신을 위해 희생한 사람의 이름을 바위에 새긴다. 토마스는 자신을 구하다 희생당한 트리사의 이름을 새긴다. 깨달음의 완성이다.

 


즉, 죽음으로부터 인간을 구원하는 것은 희생과 사랑이다. 

 

 

 

 

 

 

 

 

 

 

별점 : ★★★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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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출처]
없음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메이즈러너: 데스큐어' 메인 포스터>
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149248&imageNid=6592036

- <네이버 영화 '메이즈러너: 데스큐어' 스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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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영화 '메이즈러너: 데스큐어' 스틸 이미지>
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149248&imageNid=6596466

- <네이버 영화 '메이즈러너: 데스큐어' 스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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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매체 이산 비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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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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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하님의 댓글

김동하

기사 잘 읽었습니다 ! 저도 메이즈러너 시리즈를 모두 시청하였는데 굉장히 재밌게봤습니다. 영화만 봤을때는 이해가 안갔던 부분이 기사를 읽고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네요 ! 특히 '즉, 죽음으로부터 인간을 구원하는 것은 희생과 사랑이다. '라는 말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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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영님의 댓글

김신영

안녕하세요. 대학생 멘토링단 김신영입니다.

메이즈러너 : 데스큐어, 메이즈러너의 마지막 편이죠. 감상과 분석이 돋보이는 비평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메이즈러너를 재미있게 본 터라 비평글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지난 편들을 본지가 오래되어 잊고 있던 사실도 있었는데 이산 비평단원의 글을 통해 더 영화를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비평글의 구성이 좋아서 멘토링단으로 칭찬해주고 싶고, 한편으로는 메이즈러너의 팬으로서 영화이해를 도와주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특히 모든 인간의 생명은 동등함을 주제로 여러 영화들이 있었는데요. 메이즈러너도 그 주제를 담은 영화들 중 하나입니다. 꽤 오래전부터 이러한 주제를 담은 영화들이 나왔는데, 왜 그럴까? 라고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장기이식문제, 동물의 장기를 이용한 치료 등 어떤 생명이 더 우선시되고 더 높은 가치를 지닌 것으로 여겨지는지에 대해 여러 사회적 논쟁이 되어왔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사람들의 의견차이가 좁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러한 생각의 장벽을 좁히기 위해서 이러한 영화들이 많이 나오는게 아닐까요?
영화주제의 의도에 대해서도 이산 비평단원이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비평글이 더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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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주님의 댓글

우승주

좋은 비평글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메이즈러너라는 영화에 대한 분석을 잘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메이즈러너와 같은 대중적으로 많은 인기를 끄는 영화인 경우 사람들이 비판적인 의식보다는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꽤 있는데 그런 점에서 이 비평글은 굉장히 유익한 글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특히 마지막말인 죽음으로부터 인간을 구원하는 것은 희생과 사랑이라는 말은 이 영화의 주제를 한문장으로 잘 표현하신 것 같습니다. 좋은 비평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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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혜님의 댓글

윤지혜

12기 윤지혜 비평단원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메이즈러너 시리즈를 보지 않았는데도 이 글만 보고 내용을 알 수있을만큼 메이즈러너에 대한 분석과 생각이 잘 드러나 있어 읽기 편했던 것 같습니다. 내용을 한문장으로 정리하는 능력 또한 매우 대단한 것 같습니다. 본받고 싶은 점이 정말 많은 글이었습니다! 다음 글도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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