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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시선으로 세찬 이야기를 보다

영화 <아무도 모른다>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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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쇄매체 장서영 비평단 Posted17-12-31 22:48 View76회 Comments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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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네이버 영화 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38546 

 



 카메라는 시작부터 끝까지 일관성 있는 시선으로 움직인다. 그 가운데, 평소 눈에 잘 들어오지 않던 삶이 자리하고 있다. 그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은 어쩌면 우리 가까이에 늘 있을지도 모른다. 신문 기사를 통해서, 또는 같은 일상을 나누며. 하지만 이러한 통로는 내가 그 이야기에 공감하기에는 부족했던 것일까. 영화 <아무도 모른다>가 한가로운 오전을 채워 주었다.

  열두 살 소년 아키라의 가족은 새 집으로 이사를 했다. 이웃들과 인사를 나누지만 엄마는 아키라의 세 동생을 소개에서 슬그머니 빠뜨린다. 아파트에 많은 아이들을 데려왔다는 것이 알려지면 곤란에 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밀스레 집으로 들어온 아키라의 동생 교코, 시게루, 유키는 바깥으로 나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다. 일로 매일 늦는 엄마는 학교에 가지 않고 동생들을 돌보는 아키라만큼이나 피곤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다. 동복 남매들을 보며 잃어버린 스스로의 행복과 책임감 사이에서 갈등하던 엄마는 결국 어느 아침, 잠시 집을 비운다는 쪽지와 얼마간의 돈을 남겨두고 떠나 버린다. 아키라와 동생들은 처음의 약속을 기억하며 수 개월간 각자의 자리를 나름의 방식으로 지킨다. 하지만 한계는 엄마가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주지 않았고, 급기야 오랫동안 내지 못한 요금 때문에 수도와 전기마저 끊겨 버린다. 사람들이 바라보는 아이들과 집은 초라하기만 하다. 그 가운데서도 아키라는 편의점의 남은 음식을 구해다 동생들을 먹이고 공원에서 물을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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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영화   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38546 

 

 

학교에 가고 싶은 아키라와 교코의 꿈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였다. 크리스마스에 오겠노라고 약속한 엄마는 다음 해 여름이 되도록 아이들을 찾지 않는다. 바깥에서 아키라가 오랜만에 웃음 짓던 어느 무더운 날, 막내 유키는 의자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고 만다. 그럼에도 아이들 앞의 현실은 비켜나지 않는다. 여전히 편의점에서 먹을 것을 찾아오고, 여전히 혼자로 남는다.

  감독은 줄곧 아이들의 사적인 이야기를 비추었지만, 사실 그가 하고 싶었던 말은 이로부터 한 걸음 떨어진 곳에 대한 것일지도 모른다. 동생들을 돌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아키라가 만나는 편의점 점장과 직원, 주인집 여자, 길거리의 또래 아이들, 늘 혼자인 여학생 사키,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는 관객. 아키라와 동생들을 떠난 것은 분명 엄마이다. 하지만 그들을 둘러싸고 있던 사람들은 유키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일과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인지, 있다면 왜인지에 대한 물음이 생겼다. 사회가 모든 약자들을 일일이 돌아보아야만 하는 것일까? 만약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면 영화 속 아이들에게 무관심한 것은 옳은가? 우리 곁에 아픔이 있다면, 우리는 반드시 그 문제를 풀어가는 데 나서야 한다. 삶을 사는 것은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므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는 것은 권태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감독은 <아무도 모른다>를 통해 우리 안의 무관심을 파헤치고자 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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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영화 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38546 

 

 

  영화는 잔혹한 이야기를 매우 담담하게 풀어낸다. 이따금 스크린을 보다 아이들의 버거운 현실의 무게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내가 보였다. 감독의 목소리가 조곤조곤한 이유는 무엇일까? 드라마틱한 분위기가 놓칠 수 있는 점은 있을 것이다. 많은 관객들은 가차없는 현실을 담은 스크린 앞에서 분노하겠지만 정말 중요한, 영화가 끝난 뒤까지 그 기억을 온전히 지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 굴곡을 숨긴 연출은 아마, 아이들의 상황과 대비되어 우리가 이질감을 느끼도록 하고, 화면 속 아픔에 미온적인 스스로의 태도와 닮은 분위기에 놀라게 하는 것을 목표로 했을 것이다. 이런 표현 방식은 흔하지 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버려진 이들을 기억하도록 하기에 효과적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우려되는 것은 잔잔한 결이, 특히 중반부의 집중을 흐릴 수 있다는 점이다. 영화 곳곳에서 인물들의 감정을 대변하는 상징들-교코와 엄마의 진홍빛 매니큐어 등-은 아린 감동을 자아내지만 그로 인해 더해지는 무게감이나 아이들의 의식에의 집중으로 인해 전개가 정체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감독의 표현 방식이 관객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유키의 마지막을 함께 지킨 사키와 아키라 사이에 더 깊은 유대를 보여주었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아픔을 겪고 있음에도 누군가의 의지가 되어 주는 주인공의 모습은 그동안 무관심을 지속해온 이들에게 반성의 시간을 마련해 줄 것이다. 관객들과 더욱 깊이 호흡할 수 있는 방식으로.

  어린아이의 목소리이기에 이토록 편편한 얼굴을 가진 것인지, 그것이 드러내는 고통의 암시를 나는 실제로 읽어낼 수 있을지. 영화를 보고 나니 가랑비에 옷이 젖어든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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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영화
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38546
인쇄매체 장서영 비평단
E-mail : whitelikeba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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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3'

김신영님의 댓글

김신영

안녕하세요. 대학생 멘토단 김신영입니다.

'아무도 모른다' 는 영화를 본 후 비평글을 작성해주셨네요. 우리 안의 무관심을 나타낸 이 영화에 대해 이 비평글은 줄거리와 소감으로 이루어져있는데요. 줄거리가 두 단락인 것에 비해 소감이 다소 적은 것 같아 아쉽습니다. 저는 장서영 비평단원이 느낀 감정을 좀 더 구체화해 작성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령 왜 내가 영화 속 아이들의 버거운 삶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지, 나와는 얼마나 심리적 거리감이 있을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솔직한 경험을 토대로 소감을 작성했다면 독자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을까요? 그렇지만 감독을 대상으로 어떤 연출이 더 좋았을 것 같은지 제안한 점은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내용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에서 벗어나 더 나은 대안을 제안하는 것 역시 영화를 통한 소통방식일 것입니다.
더불어 비평글 제목이 '느린 시선으로 세찬을 보다' 인데 극 중에서는 감독이 아키라와 형제들을 바라보는 느린 시선이 느껴지나 서영 비평단원이 어떻게 느린 시선으로 극 주인공을 바라보고 있는지는 잘 알 수 없었습니다. 서영 비평단원의 느린 시선도 글에 나타났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혹은 감독은 느린 시선으로 바라보았으나 나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봤다는 정반대의 논조를 담아도 좋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더 발전된 비평글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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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님의 댓글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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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란님의 댓글

서태란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이해가 될 정도로 줄거리도, 소감도 잘 써주신 것 같아요! 특히 '영화를 보고나니 가랑비에 옷이 젖어든 듯했다.'라는 문장이 정말 좋았는데 산만한 문장들로 이뤄진 글 보다는 이 한 문장이 글쓴이의 감정을 더 잘 표현해 준 것 같았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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